'얼리어답터인 유튜버 엄마'가 감성을 선물하는 법

엄마가 되기 전부터 아기에게 꼭 주고 싶었던 것들...

by jionechoi


( 아기가 이가 나던 날을 기념해 심은 해바라기 )




담쟁이넝쿨 모형이다 화분 위로 아내가 감아 두었다.


주말에 조립해 둔 의자 , 곳곳에 아기의 감성을 위한 바람개비 인형 등 장식품이 보인다.




연애 때부터 본 아내는 상당히 알뜰한 사람이었다.


인터넷으로 무언가를 산다면 생필품이었다.


것도 허투루 사지 않았다.


가격을 비교하고 꼼꼼히 살펴본 후 구매했다. 가격이 싸다고 질이 좋지 않으면 아내는 냉정하게 더 바꾸었다.


하지만 아기를 낳고 아내는


'감성적인 얼리어답터'


로 변모하면서 약간 이상한 물건들을 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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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라고 생각했던 물건들의 모습

그랬다.


아내는 어디서 찾아내서 구입하는지도 모를 요새 이런 것도 있을까 싶은 사내아이가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물건들을 구입했다.


그리고 여기저기에 설치하고 아이와 함께 바라보는 식이 었는데 특히 곳곳에 달린 바람개비들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는 정도여서 집 곳곳 여기저기 없는 곳이 없었다.


이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언젠가부터 아기가 웃기 시작하면서는 그 수를 본격적으로 엄청나게 늘려가기 시작했다.




현관의 바람개비들. 모양이 좀 특이하고 생각보다 크다
바람이 불면 소리가 나는 모빌들




아이의 장난감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 디지털 시대에 저런 아날로그 적인 장난감을 자꾸 사들이는 것이 처음에는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나의 생각을 반영하듯이 처음에는 아기가 당연히 흥미를 갖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이런 물건들을 바라보는 태도가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


장난감을 신나게 가지고 놀다가도 멈춰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기가 좋아하는 바람이 많이 불면 여기저기에서 소리가 나고 바람개비들이 돌아가자 가장 가까이 보이는 물건들을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집중해서 보았다.


아내의 고향은 함양이다.


아내와 함께 함양의 처가에 갔던 순간이 떠올랐다.


어느새 이 집이 처가를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내는 저 멀리에 보이는 아파트의 콘크리트가 아니라 뱅글뱅글 바람이 분다라고 알려 주고 들려주는 모빌들과 바람개비들을 보게 해 주고 싶은 것이었다.


집에서 보낼 시간이 많은 아이의 기억에 아내의 유아 기억처럼 풋내 나는 알록달록함을 심어 주고 싶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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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좋아하는 태양열로 움직이는 새와 나비들


아기의 엄마를 '감성적인 얼리어답터'라고 부르는 단적인 예가 이 태양열로 움직이는 새와 나비들이다.


국내에 파는 곳은 비싸고 그 종류가 많지 않아 아내는 이 것을 사려고 외국어로 된 쇼핑몰에 한참을 공을 들여 구매를 했다.


아기가 언제 밖을 나올지 모르지만 이 새들과 나비들은 하루 종일 에너지를 모으면서 아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내가 불편해도 주택에 거주하자고 고집을 부렸던 이유가 저 장난감 하나로 귀결되었다.



'도심에서 새가 날고 나비가 나는 정원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자연으로 갈 수 없다면 자연을 마당으로 불러들이면 되는구나'



아내는 자신의 그 예쁜 기억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렇게 아기에게 하나하나 전달하고 싶었고 성공적으로 전달해 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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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물놀이를 좋아한다.


문제는 밤낮이 없다는 것인데 이유식을 먹일 때마다 목욕을 시켜야 하는 엄마 입장에서 아내는 한발 진화했다.


언제든 아기가 원할 때 물을 만지게 만들었다.


밤에도 불빛이 나오는 저 펌프에 언제든 손으로 물줄기를 만지면 간단하게 손만 닦이면 되는 식이었다.


게다가 어두워 보이지 않을까, 흥미를 잃을까 봐 야광 돌들을 담아 두었다.


실로 밤에 더 만지고 싶을 비주얼이다.


불과 오늘 출근길, 일찍 일어난 새나라의 어린이의 장난감은 향기가 나는 꽃잎들을 말려 병에 담은 향기 장난감이었다.


그리고 필자가 어제 꼭꼭 잠그고 깨끗이 닦은 열개를 훌쩍 넘은 페트병 안에는 각각의 색깔의 물감이 녹아 있는 물들이 들어 있었다.


아기가 이가 났다는 걸 기념하는 해바라기



"여보 싹이 났어요"


좋아하던 아이 엄마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해바라기는 아기가 이가나는 것을 기념해서 심은 것이다.



나중에 아기가 어느 정도 컸을 때 저 해바라기를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 이해가 안 가고 좀 유난스럽다 싶었던 아내의 감성교육의 정점이 그때가 아닐까 싶다.


아내는 이러한 장난감을 사기 위해 , 하나라도 더 주기 위해 처음 겪는 무수한 경험들을 했다.


외국의 사이트를 한 두 곳 다닌 것이 아니다.


사용해 보지 않은 물건들과 사용법이 친절하게 나와 있는 설명서가 없는 물건들을 경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이의 교육을 위해 '얼리 어답터'가 되는 것을 자청한 것이었다.


오늘도 아기 엄마는 아기를 안고 함께 바람을 보여주고 들려줄 것이다.


꽃과 나비 , 연못이 있는 모자만의 정원에서 말이다.


디지털 세대 유튜버인 최첨단의 아들에게 오늘도 감성을 선물하는 아내는 '얼리어답터 유튜버 엄마'다


세상의 엄마의 사랑의 개수와 아기의 수는 같다.


오늘도 그 큰 사랑으로 아이를 돌보고 계실 이 시대 엄마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이 글은 오마이 뉴스에도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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