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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랩 Aug 01. 2023

뭘 해도 일 등 장하오

내가 덕질하는 이유




어제는 내가 마음으로 낳아 응원하고 지지한 연습생들이 데뷔조로 발탁된 지 90일도 안되어 데뷔를 한 날이다.

때문에 ‘제로베이스원’ 그리고 ‘장하오’라는 중국 남자를 좋아하게 된 계기이자 이유에 대해 써보기로 한다.



 책을 읽거나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나만 맘을 쓰면 되는 일이라는 점에서 편하다.

낯을 가리고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어서인지 혼자만 좋아하면 되고, 마음껏 동경하는 일이 나에겐 더 잘 맞았다.

서로 상호작용하는 것보다 속 편하고 깔끔한(?) 관계이니까.



 내가 소위 ‘덕질’하는 이들은 대부분 리더십이 뛰어나고, 자신의 일에 자신감이 넘치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다.

‘허니제이’ ‘김연경’ ‘윤여정’ 그리고 ‘장하오’


막상, 친구로 지냈으면 눈치만 보면서 옆에서 시들시들 메말라 갔을지도 모른다. 그런 강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사람들 앞에 서면.

하지만 팬의 입장으로 있을 땐 그저 ‘멋진’, 자신에 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가득한 모습만 내가 취하면 되고, 닮고 싶은 그 모습을 오래고 감상하면 되니까 참 좋다.




“주시는 사랑이 절대 당연하지 않다는 걸 잘 알지만 결코 이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지는 않다”라는 말을 허니제이가 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을 들었을 때의 두근거림을 잊지 못한다.

내 노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내 자격을 완벽히 인정하는 마음. 자부심.

나는 노력해도 잘 갖추어지지 않는 부분이라 그런지 그런 면이 너무 멋있었다.



“저는 여러분의 자랑이 꼭 되겠습니다.”


“여러분이 연습생 장하오를 좋아하는 마음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겠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투표해 주는 사람들에게 또박또박 포부를 밝히는 모습에서 허니제이를 보았을 때의 그 떨림을 느껴버렸다.



 장하오는 중국에서 지질 대학교(한국의 카이스트 같은 이과 학교)에 입학 한 뒤 자퇴를 하고, 본인의 의지로 사범대 음악교육학과에 푸젠 수능 1등으로 입학했다. (푸젠 인구 3900만 명) 그 후 3년 만에 성적 우수로 조기 졸업한 뒤, 낯선 한국에 와서 한국 서바이벌 최초 외국인 1등을 해냈다.



 이런 특이 이력 때문인지 인터뷰에서도 본토에서의 커리어를 내려놓고 아이돌을 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것에 대해 확신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물론이다. 나만의 재능을 충분히 믿었지만, 아이돌이 되려면 실력도 좋아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 계속 배우며 성장 중이다”라고 답하는 모습을 보며 본인의 노력으로 일구어낸 성공 경험이,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으로 자리 잡았고, 그걸 동력 삼아 더 높고 멀리 성장을 하기 위해 나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덕질의 유용함은 이런 데에 있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어디 나가서 멋들어지게 본업을 해내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의욕이 피어오르고, 뭐라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가 차오른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노력하고 에너지를 쥐어짜 내려고 해도 자꾸 지치는 요즘인데, 그런 나를 조금이라도 기운 나게 하고 웃음 짓게 하는 은인이다.



 정해진 약속도 자꾸 취소하게 되고, 방 안에만 있고 싶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와중에, 내가 필요할 때마다 볼 수 있고, 그때마다 기쁨을 주어 너무 고맙고 감사한 사람이기도 하다.



한창 무기력에 빠져서 힘들 때 그때도 열렬한 덕질에 빠졌을 때가 있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후배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해줬다.

“아이고, 울 언니 덕질을 산소호흡기 쓰듯이 쓰는구나.”

그때도 그 말이 콕하고 박혔는데 지금도 약간 그런 느낌이다.



답답하고 늘어질 때 잠깐 반짝 숨을 쉬게 하는.

아무 눈치 보지 않고 약속을 취소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지 않아도, 내 맘에 가책도 속상함도 생기지 않게 하는 존재. 내가 필요로 할 때 그냥 그곳에서 밝게 웃고 있는 존재.

나에게 바라는 게 아무것도 없는 존재.



어릴 때처럼 “오빠들 없는 내 삶은 무의미해!” (오빠라 부를 수 있던 아이돌은 동방신기에서 마무리되어 버렸다.) 라며 맹목적으로 열정을 바쳐 사랑하는 덕질이라기보다, 나를 위해 내가 쉴 자리를 내어주는 그런 덕질을 하고 있다.



참 고맙고, 데뷔를 축하한다!!! 나의 자랑스러운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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