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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May 07. 2020

퇴사 후 제 2의 인생을 꿈꾸다.

나의 시작, 나의 도전기


회사 밖으로 나와서 뭘 할 수 있을까? 하고 싶은 일도 없고 할 줄 아는 일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회사가 전부인 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정말 열심히 일했고 돈을 잘 벌게 되었는데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런 계획없이 무작정 회사를 퇴사했다. 그렇게 나의 시작, 회사 밖에서의 나의 도전기가 시작되었다.


회사를 관두기까지 수많은 번뇌의 시간을 보냈다. 사회초년생 시절 회사에 입사한 지 1년 만에 그만두고 사업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시절을 되돌아보면 나에게 퇴사는 어린 날의 패기였고 자만심이었다. 당시 한창 해외 온라인 마켓이 유행이었는데 겁도 없이 그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1년 반... 별다른 계획과 고민없이 시작한 사업이 잘 될리가 만무했다. 실패를 수습할 겨를도 없이 결국 다시 회사로 눈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하루라도 빨리 공백기를 메워야했고 하루라도 빨리 돈을 벌어 먹고 살아야했다. 잠깐의 경로이탈이었지만 재취업은 무척이나 어려웠다. 빨리 일할 수 있는 옵션은 계약직이었다. 이후로 몇 번의 계약직을 거쳐 탄탄한 외국계 회사의 정규직이 되었다. 한 번의 사업실패 경험은 나에게 회사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혼자서 사업을 꾸리는 것보다 회사의 일원으로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이 노력과 성과의 측면에서 훨씬 더 결과가 좋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회사에 소속되어 주어진 일을 하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열심히 일한만큼 성과와 보상도 주어졌다. 해마다 연봉이 올랐고 인센티브도 많이 받았다.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회사 주식은 꽤 큰 액수였고 비교적 어린 나이에 팀을 꾸리게 되었다. 8년의 직장 생활동안 힘든 순간을 견뎌내며 이룬 것들이었다. 이제는 편해질 때도 되었는데 도무지 편해지지가 않았다. 회사 내에서 나의 위치가 안정되어갈수록 마음은 점점 더 위태롭고 불안해졌다. 가볍게 생각하면 편해질 일들을 나는 가볍게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항상 무언가 불만족스러웠고 회사생활은 늘 어렵고 외로웠다.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는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나는 행복하지 않다는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거의 10년 가까이 직장인으로 살아온 내가 뭘 할수 있을까? 하고싶은 일을 생각해봐도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았다. 퇴사를 결심하고 회사에 통보한 뒤에도 한참동안 퇴사 후 삶에 대해 불안에 떨어야했다. ‘이 선택이 맞을까? 그냥 이대로 회사 잘 다니면 적어도 몇 년은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텐데...너무 성급한 건 아닐까?’ 스스로의 결정에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몇 년 전 운영하다 그만둔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다. 회사에 대한 어지러운 마음을 분산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블로그는 일기장처럼 술술 쓰여졌다. 그러다 문득 블로그에 퇴사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썼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글에 댓글을 달았다. 본인의 고민을 댓글에 남겨둔 사람들도 있었고 응원하는 댓글도 많았다.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응원해주는 것이 낯설었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이라는 걸 그 때 알게되었다.


회사에 애정이 컸던 만큼 회사와 제대로 이별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브런치에 퇴사일기를 주제로 글을 썼고 작가 신청을 했다. 얼마 후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즉흥적이었고 우연한 계기였지만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 글을 쓰는 일이 제일 재밌고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는 중이다.


글을 쓰는 일 외에도 나는 많은 것을 배우거나 시도해보고 있다. 회사에 다닐 땐 시간의 여유가 생겨도 다른 일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회사에 모든 에너지를 쏟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회사에 다닐 때보다 훨씬 더 바쁘게 살고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블로그에 글을 쓴다. 취미로 시작한 유튜브에 업로드할 동영상을 편집하고 재봉틀을 돌린다. 그러다 쓰고싶은 글의 소재가 떠오르면 다 내려놓고 브런치에 글을 쓴다. 나는 지금과 같은 삶을 꿈꿔본 적이 없다. 이런 삶이 나에게 주어질 거라고 생각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마음속으로는 항상 퇴사를 꿈꿔왔지만 퇴사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너무나 막연했고 나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었다. 막상 퇴사를 해보니 내가 생각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회사라는 작은 우물 밖으로 나오니 회사 밖 세상은 무한했고 나의 가능성도 무한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나는 어떤 꿈이든 꿀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다.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함을 느낀다. 퇴사 후 제 2의 인생을 꿈꾸며 회사 밖에서의 나의 도전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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