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동하 Jul 25. 2024

만남이 인사이트가 된 사람들

쌍방 촉진

 재취업 컨설팅을 하기 전에 상담 대상자분의 이력서를 꼼꼼히 살펴본다.

교육 과정을 통해서 소위 핵심역량 이력서라고 하는 것을 다시 작성하게 된다. 중장년의 재취업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이력서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과정 시작과 함께 현재 가지고 있는 개인별 이력서를 제출토록 한다. 컨설팅 전에 살펴보게 되는 제출된 이력서는 개인차가 상당히 크다.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는 것 같다. 근무했던 회사만 기재된 문방구 이력서, 회사와 근무부서에서 어떤 일을 했다는 정도의 이력서, 본인의 장점과 일을 통한 성과를 작성한 조금은 트렌디한 이력서이다. 세 번째의 경우는 통상 헤드헌팅사를 통해 이력서를 제출했던 경험이 있거나 타 기관을 통해 최근에 이력서 코칭을 받은 분들이다.


 상담 전 이력서를 살펴본다는 것은 한 사람의 전쟁사를 알게 되는 것이다. 어떤 역사책은 연대기만 적혀 있기도 하고 어떤 것은 그 시대에 있었던 전쟁의 기록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기도 하다. 간혹 그 전쟁의 기록들이 유독 치열한 분들이 보인다. 기록 분량이 많다고 해서 치열했다고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이 분 참 열심히 사셨구나." 방과 후 학교 아이들을 돌보다가 청소년 지도사자격증과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학문적 성숙이 필요해서 평생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다.


 이미 본인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뚜렷하던 뚜렷하지 않던 정해져 있다. 이런 분과 상담을 하게 되면 달리 내가 할 게 없다. 그 간의 애씀과 성과에 대한 격려와 인정, 그리고 정해진 방향에 대한 지지, 알고 있는 사례와 정보제공 정도이다. 이런 분들은 to be 모델이 핵심이 되어 상담이 종료된다.


 더더욱 이분이 특별한 것은 그동안 학습의 동기와 성장의 이유가 모두 이타심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상대하면서 자신의 부족함이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 봐서 청소년지도사와 평생교육사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노인을 위한 평생교육을 기획하고 보급하는 일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그 계획의 동기를 물었더니 어느 날 종로 파고다 공원 근처에 방문해서 3시간 일을 보고 나왔는데 똑같은 노인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아무런 대화를 나누지도 않으면서 망부석처럼 앉아 있었다고 한다. 그때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통상 상담자를 통해 내담자의 촉진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날은 내담자이신 그분을 통해 상담자인 내가 촉진되는 흔치 않은 날이었다. 다음 차수 교육과정에서 지난 3일간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에 그분도 컨설팅을 통한 응원과 지지에 커다란 힘을 얻었다는 얘기를 하신다. 결국 서로에게 커다란 쌍방 촉진이 되었던 것이다.


#쌍방촉진 #학습의 동기와 성장의 이유 #이력서는 한 사람의 전쟁사

작가의 이전글 은퇴 아님에 주의 요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