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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쿼카킴 Jan 12. 2019

외모 5. 넌 자유의 몸이 아니야


 아름다움의 중독이 정말로 심각한 것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내 마음대로 쉽사리 아름다움을 향한 좁은 길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데 있다. 나는 우리를 둘러싼 사회가 얼마나 심각하고 집요하고, 철저하게 우리를 중독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지 그때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며, 또한 이것이 내 삶을 얼마나 망가뜨리고 있는지, 내가 더 좋은 인간이 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지 충분히 알아차리지 못했다. 가장 대표적인 증거가 바로 다이어트였다.

 사회와 자본이 현대인에게 다이어트를 반드시 평생에 걸쳐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각인시켰을 때,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우리는 만족할 만큼, 우리에게 실제로 필요한 만큼 절대로 먹지 않는다. 배가 고픈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기분이 좋고 뿌듯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이는 실제로 내 위장에게 영향을 미쳐서 언제부턴가 고등학생 때만큼 잘 먹지도 못했고 조금만 먹어도 소화불량이나 크고 작은 위장병에 시달렸다.

 또 다이어트에 대한 압박은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나를 굉장히 연약하게 만들었다. 작은 사이즈의 옷 앞에서, 나보다 더 마른 친구 앞에서, 미디어의 모델과 연예인이 전하는 식단을 보면서, 운동광고와 자기관리의 이야기들 속에서 나는 예민하고 짜증스럽고 남을 쉽게 부러워하고 나에 대해 아쉬워하고 그런 이야기를 남들 앞에서 언급하는 것을 일삼았다. 마른 몸을 꿈꿨기 때문에 내 몸이 자랑스럽지 않았다. 내가 가진 본질적이고 고유한 특징들은 전혀 사랑스럽지 않았고 언제나 스스로 가장 최악의 가치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자본은 우리가 아름다움을 위해 막대한 돈을 쓰도록 만들지만, 더 나아가 외모뿐 아니라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자체를 바꾸고 있었다. 우리는 아름다움을 위해 분열하고 투쟁한다. 서로를 평가하고 닮고 싶어 하고, 부러워하거나 질투하기도 하고 추하다고 여기게 한다. 이중 가장 비열한 속성은 우리가 서로를 돕고, 칭찬하려 애쓰던 노력이 서로를 더 깊은 아름다움의 중독으로 끌어 내리는 일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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