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주의.
차 안에서, 카페 안에서 고요히 흔들리는 것들을 바라보기 좋은 날이다.
안온한 실내에서 창 밖의 흔들리는 것들을 보고 있으면 새삼 ‘조물주’에게, 그 조물주가 만들어준 눈앞에서 흔들리는 ‘자연’에게 감사하다.
여름처럼 뜨겁지 않고, 겨울처럼 맹렬하지 않고, 봄처럼 설레지도 않은 오늘의 날씨가 무기력한 지금의 나처럼 느껴져서 더 애틋하고 정이 간다.
가을의 허락도 없이 그렇게 나 혼자 가을과 나를 동병상련의 처지로 만들어놓고는 거기서 위로를 받는다.
내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바람에는 그냥 몸을 맡겨버려도 좋다고.
흔들려서 형태를 잃어도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흔들리니 살아있는 것이라고.
바람이 불 때는 그냥 춤이나 추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