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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맛나러갑니다 May 30. 2021

청주에서 칼국수 가장 잘하는 소영 칼국수

2대째 내려오는 칼국수 맛집

우리 집이 3대째 다니고 있는 칼국수집이다.

어릴 적 외식을 거의 안 하던 우리 집의 주말 메뉴는 칼국수 아니면 여름엔 콩국수였다. 쇠고기로 국물을 낸 얇은 면으로 끓여내어 후루룩 먹기 좋았던 칼국수가 나는 칼국수인가 보다 하고 알고 지냈다. 나중에 좀 더 커서 먹어본 두꺼운 면의 조개 칼국수와 면이 아주 널찍한 버섯 샤브샤브 칼국수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요즘은 알곤이가 듬뿍 들어간 칼국수를 파는 곳도 생겨날 만큼 칼국수 춘추 전국시대가 열렸다. 오히려 얇은 면으로 된 칼국수 찾기는 어려워졌고, 나이가 들면서 나의 위는 두꺼운 밀가루 면을 소화시키기 버거워하기 시작했다.


나는 한 번도 살아본 적 없지만 우리 친가는 충청북도 청주가 고향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1년에 몇 번은 청주에 가게 되는데 그때마다 항상 찾는 칼국수집이 있다. 청주 시청 근처에 있는 ‘소영 칼국수’는 할머니, 아빠, 그리고 이제는 우리들까지 3대가 다니고 있는 집이다.


 곳은 처음에 할머니께서 하시다가 지금은 아드님이 이어서 2대째 운영하고 계신다. 맑은 고깃 국물에 아주 얇은 , 그리고 김치, 쑥갓 줄기를 총총 썰어 넣은 고명과 김가루,  돼지고기를 약간 올려 주신다. 여기에 신선한 쑥갓과 지고추 (고추다대기) 올려 먹으면 정말 맛있다. 지고추는 항상 욕심내서 많이 넣는데 먹고 나면 1시간 즈음부터 미친 갈증이 몰려온다. 매번 그걸  고친다. 맛있는  어떡해.



특이하게 여기는 쑥갓을 따로 넣어 먹을 수 있게 주시는데 충청도에서 칼국수에 쑥갓을 올려 먹는 것 같더라. 대전이나 천안, 청주 같은 충청도 외의 지역에서는 못 본 것 같다. 칼국수 국물이 맑으면 자칫 밍밍한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쑥갓 향이 향긋하게 올라와 맛을 더 풍부하게 해 준다. 쑥갓을 싫어하면 불호일 수도 있겠지만 우동, 마라탕 등등 넣을 수 있는 모든 곳에 쑥갓을 듬뿍 넣어 먹는 내 입맛에는 너무 잘 맞는다.



이 집의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는 김치다. 열무가 나오는 철에는 열무김치를, 그 외 계절에는 배추김치를 주시는데 얼갈이와 열무가 철인 요즘 가면 연하고 아삭아삭한 열무김치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다. 이렇게 먹으면 국수, 국물, 다대기에 김치까지 아마 하루치 나트륨 섭취량을 훌쩍 넘길 것 같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아니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면은 얇다 보니 후루룩후루룩 빨리 먹지 않으면 무서운 속도로 국물을 먹어 치워 불게 된다. 그럴 때는 육수를 조금 더 요청드리면 주신다. 하지만 육수 추가 요청한 적이 없다. 평소 밥을 빨리 먹는 편은 아니지만 이 집만 오면 이상하게 허겁지겁 먹어서 면이 다 불어 터진 적이 없다.



저 현수막에 있는 할머니가 처음 소영 칼국수를 시작하신 1대 사장님, 아래 앉아 계신 분이 2대 사장님이시다. 1년에 기껏 가봤자 한 두 번인데 어떻게 항상 기억을 해주셔서 오늘은 어쩐 일로 사진도 찍냐고 물어보신다. “블로그에 올려보려고요. 서울에 분점 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이거 먹으러 서울에서 오는 거잖아요.”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깜짝 놀라신다. 생각해보니 이 집을 다닌 지 나만해도 거의 20년인 거 같은데 오늘만큼 대화를 많이 나눠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원래 과묵한 게 충청도 스타일 아닌가.



소영 칼국수 앞으로 노상 공영주차장이 있어 주차도 편하다. 경부고속도로 청주 IC로 들어오면 아름다운 드라이브 길에 항상 선정되는 청주 가로수길이 나타난다. 아직은 잎이 무성하지 않아 좀 부실해 보이지만 한 여름에는 가로수길 터널이 만들어져 장관을 연출한다. 새로 생긴 국립현대미술관도 둘러보고 (국내 최초로 개방 수장고를 둘러볼 수 있음) 맛있는 한 끼로 힐링하고 오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소영 칼국수>

주소: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교동로3번길 146 (수동 본점, 여기 외에도 몇 군데 더 있다)

연락처: 043-224-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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