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아닌 무엇때문에 몰입하는가?
'창업을 고민하는 친구와의 대화'에서 저는 '돈 때문이라면 창업이 답은 아니다’라고 이야기 했는데요. 이후 제 친구는 그럼 결국 '무엇'때문에 창업을 하면 된다는건지, 했을 때 성공하게 만드는지가 궁금하다며 질문을 했습니다. 사전 설문지와 러프한 기획 스케치도 보여주었는데, 그 퀄리티가 나쁘지 않아서 신이 난 저는 더 열심히 말을 했습니다.
Q. 너가 지난번에 이야기한 것처럼 돈 때문이라면 꼭 창업일 필요가 없다는건 알겠어. 그러면, 어떤 경우에 창업을 하면 성공하는걸까? 성공 확률은 어떻게 높이는걸지, 일단 회사를 다니면서 준비한다고 할 때 난 그럼 뭘 준비해야할지 고민이야.
A. 음, 일단 창업을 해서 성공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동안 창업가는 무엇을 할까...? 처음에는 ‘실패'를 하게 될거야. 여기서 실패란 꼭 회사가 망한다 이런게 아니라 '이거 잘 되겠지?'하고 시도를 하는데 실제 시장에서는 전혀 반응이 없는거지. 그렇기 때문에 창업자는 이 '실패'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또다른 희망을 찾고, 개선하고, 이걸 기계적으로 반복할 수 있어야 해.
계속 실패하는데 희망을 갖는다? 엄청난 긍정왕이어야 한다는거지. 남들 다 별로라는데 창업자 혼자서 괜찮다고 하는 경우도 많을테니까.
Q. 하긴, 스타트업 성공 스토리를 들어보면 다 실패의 과정을 거쳐서 10번만에 드디어 반응이 왔다! 터졌다! 이런 이야기 하지. 사실 내가 하자마자 대박날거라고는 생각은 잘 안 해. 회사에서도 이것저것 시도하지만 잘 안 되는 것들 많으니까, 그런 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보기는 했지. 하지만 그 무게가 다르겠지?
A. 그치, 스타트업 입장에서 반응이 없으면 매출이 안 일어나거나 투자를 못 받게 되는거니까.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냥 좌절할 수 없는게, 결국 해결은 내가 직접 해야하니 돈을 다시 끌어오든 인력을 조정하는 등 당장의 해결책을 실행하면서 빨리 빨리 정비해야해. 결국엔 긍정적 에너지와 방향성과 문제 해결책을 올바르게 판단하는 판단력이 꼭 필요한거지. 가장 중요한건 이걸 반복하면서 계속 버티는거.
Q. 그럼 그런걸 잘 버티는 창업가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멘탈이 다들 강한가?
A. 기본적으로는 멘탈이 강한 것도 맞는데 내 생각엔 '책임감'에 기반해서 '재미'를 느껴야하는 것 같아.
결국 성공을 하려면 아무리 아이템이 좋다고 해도 실패의 연속과 존버의 시간이 필요한데 결국 '책임감'과 '재미' 있으면 결과가 어찌되든 회사를 접는건 옵션에 두지도 않고 그 과정을 즐기더라고.
물론 스스로는 즐긴다고 인정을 안 하는데 남들이 보기엔 엄청 즐기는 그런거 있잖아 ㅎㅎ
Q. 아 마치 나 회사 다니기 싫다고 하면서 회사에선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그런 사람 있지. 나인데??ㅋㅋ 그럼 창업에서 책임감은 누구에 대한 책임감을 말하는거야?
A. 책임감은 일단은 회사에 대한 책임이지. 그게 임직원에 대한 책임감일수도, 주주에 대한 것일수도, 아니면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것일 수도 있고. 개인마다 차이는 있을 것 같아.
뭐가 되었든, 내가 이왕 시작한만큼 책임지고 끝까지 가야겠다-가 마음가짐이면 남들이 보기엔 힘들어보여도 정작 스스로는 힘들지 않게 버티면서 묵묵히 끌고가는거지.
Q. 아하 이해했어. 그럼 재미는 뭐야? 아이템에 대한 재미인가?
A. 음, '아이템'에 대한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 '사업'이라는 행위에 대한 재미인 것 같아. 무언가를 만드는 것, 조직을 이끄는 것, 그리고 성장을 경험하면서 역동적으로 바뀌는 나 스스로와 조직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 등. 각자가 느끼는 재미의 포인트는 다를 수 있겠지?
하지만 아이템은 비중이 적은 것 같아. 결국 시작한 아이템이 잘 안 되면 피봇해서 제3의 아이템으로 성공하는 경우도 많은데 결국 창업에 있어서 성공의 본질은 어떤 아이템이냐보다는 시장의 기회, 실행력인듯 하거든.
사실 아예 하이테크가 아닌바에 시장에 일단 진입해서 부딪히면 인사이트를 얻는건 순식간이라고 생각해.
Q. 아...완전 알겠다. 성공한 창업가들 중 연쇄 창업가가 많은 것도 그 이유인듯. 상담 고마워. 내 주변엔 창업가나 스타트업 있는 사람이 없다보니 너무너무 궁금했거든. 다음에 내가 한 번 만들어서 나타날게 ㅎㅎ 봐 줄거지?
A. 그럼! 너가 은근 또 집요하게 집착하는 면이 있잖아. 회사일도 그렇게 혼자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면 너가 걱정하는 것보다 더 잘 맞을 수도?
아무튼 화이팅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