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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May 17. 2020

인도 고아(Goa)-나의 청춘은 이곳으로 기억되고 싶다

극히 주관적으로 뽑아본 인도 여행지 Best 7

Goa, India (Dec 2019)


 인도 봉쇄령으로 집에서만 기거하는동안 통 거울을 보질 못했다. 오늘 아침 우연히 밝은햇살 아래서 거울을 보니 새치가 눈에 띄게 늘었더라. 집에만 있어서 멈춘줄 알았던 시간도 나 몰래 잘만 가고 있었다. 지난 여행들을 회상하며 현실도피를 해야할 타이밍이다.





미식가들의 천국

 미식과 음주를 즐기는 이들에게 고아는 천국과 같은 곳이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맥주와 해산물, 스테이크를 즐길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행할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소위 고아 맛집이라고 알려진 곳중 어디를 가든 맛은 물론이거나와 여행지 특유의 활기차면서도 느긋한 분위기를 보증한다. 잘 알려진대로 음식 및 주류 가격또한 다른 여행지 대비 저렴한편으로, 특히 주류는 델리 등 대도시의 절반이다.  (펍 기준 킹피셔 프리미엄 약 60-100루피)

 

고아 안주나 비치 근처의 Liliput 과 Morgan place. 대하(Tiger prawn)요리도 200루피대 (3-5000원)에 즐길수 있다.

고아에서 흔히 맛볼수 있는 대표 음식 씨푸드 씨즐러와 빈달루 커리. 빈달루 커리는 새우 커리로, 남부 인도의 해변지방에서 흔한 음식이며 고아에선 고아 스타일의 커리라고도 불린다.

고아 빠나지 지역의 오래된 맛집 중 하나인 비바 빤짐 . 깔라마리와 빈달루 커리를 주문했는데 둘다 만족스러운 선택이였다

고아의 또다른 유명한 맛집 중 하나인 탈라사 (Thalassa). 관광지다운 사악한 가격대지만, 인도 대도시 고급 레스토랑보단 저렴하다. 즉석에서 조리해주는 요리의 풍미와 해안가 뷰를 생각하면 가격이 아깝지 않았다.

소위 야경맛집으로 알려진 Purples' Martini. 다른곳보다 가격대는 높으나, 로맨틱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즐기기엔 제격이였던 곳이다.

주류세 부담이 없어 마트에서 맥주를 대량 구입하기도 했다. 주류 재고가 많았던 고아 칸돌림의 대형 마트 Newtons(뉴턴), 고아서 즐겨마셨던 문어디자인의 로컬 맥주 Eight Finger Eddie.



인도같지만 인도같지 않은 곳

 혹자는 고아가 동남아 휴양지들과 다를바 없다며 실망하곤 한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그 지역만의 고유한 느낌에 쉽게 동화되는 사람이라면 고아만의 특별함에 빠질 것이다.도와 포르투, 러시아 등 외국 문화가 융합된 고아만의 힙함이 있다. 이곳에선 내가 알던 인도와 알지못했던 인도를 동시에 경험할수 있다.

 흔한 해안 휴양지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인도풍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고아의 해변가 풍경.

Old Goa의 our lady of immaculate conception church(동정녀 마리아 성당).  거대한유럽풍 성당과, 사리를 입은 여인의 동상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르투 양식의 영향을 받아 포르투갈의 7대 불가사의 유산(Seven Wonders of Portuguese)으로 불리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있는  올드 고아의 봄지저스 성당 (Basilica of Bom Jesus)Saint Francis Xavier 페스트 기간의 풍경. 이곳의 천주교는 힌두의 영향을 받아 향을 피우거나 꽃목걸이 수여하는 의식을 수행한다. 포인도의 전통 행사에서 사리나 네루자켓 등 인도 전통복식을 갖춰입는 반면, 이곳에선 칵테일 드레스나 턱시도를 입고 행사에 참여한다.

고아에선 인도식의 문화는 고아식으로, 외부의 영향을 받은 문화는 인도식으로 재해석된다.



오직 고아에서만 가능한 것

 인도에 오기 전 고아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때 막연한 로망이 있었다. 고아에 대해 설명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어딘가 모르게 상기되어 보였기 때문이다. 고아는 어디든 대체로 시끄럽고 덥고 부대끼는 인도에서는 다소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긍정적이고 느긋한 바이브를 만끽할수 있는곳이다. 고아 또한 동물과 오토바이로 붐비지만 새로운 것에대한 감탄과 충만으로 그것들마저 용서되는 곳이다.


아람볼 비치의 일몰. 활기찬 분위기와 음악이 맘에들었지만 손님이 너무 많아 재료소진으로 2시에 폐장했던 안주나 Baba Au Rhum.

안주나 비치 근처의 흔한 풍경.

보랏빛과 분홍빛으로 물든 아름다운 일몰의 바가 비치(Baga). 저 멀리 바닷가에선 현지인들이 수상스포츠를 , 해변에선 소와 강아지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다.

고아의 또다른 명물, 카지노. 현지 법을 우회하기 위해 바다에 선상 카지노를 세웠다고 전해진다. 실제 카지노 입장을 위해선 크루즈를 탑승하여 이동해야 한다.



청춘의 얼굴을 한 곳

  고아에 머물고 있는 자유분방한 모습의 사람들, 그들이 만들어낸 흥미로운 장소 그리고 사건들. 이 모든것들이 청춘을 연상시킨다. 청춘이라는 이름하에 조금은 뻔뻔해질수 있는 것들. 청춘이라는 이름을 걸고 잘 팔리는 것들. 그런 이야기로 가득 차있는 곳이다. 사실 이 곳에선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누구든 저마다의 색깔과 방식으로 청춘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특히 연말연시의 고아에선 국적, 연령, 성별을 막론하고 실컷 들뜬 분위기에 취해있는 청춘들을 볼 수 있다.


안주나(Anjuna beach)에 위치한 대표적인 고아 해변 클럽 컬리스 (Curlie's)의 전경. 이루 말할수 없이 이색적이였다.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12월 고아의 Sunburn Goa(선번 페스티벌). 단독 페스티벌로서 스케일이나 라인업에서는 한국에서 열리는 GMF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이다.  인도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중 하나.






 청춘이 지나가는 신호는 의외의 곳에서 감지된다. 영원히 피터팬같이 살것같던 오빠가 여행과 쇼핑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노후대비를 시작했을때. 어느덧 다들 결혼한 대학동기들의 시끌벅적하던 단톡방 알람이 좀처럼 울리지 않을때. 복작거리는 번화가에서도 왠지 나만 이방인처럼 느껴질 때. 이젠 청춘이라는 허상을 놓아주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그런 순간들이면 한번씩 고아 여행 사진첩을 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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