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Less is More

지속 가능한 간헐적 단식의 유일한 방법

간헐적 단식 4개월, 새로운 도전

by 게으른 여행자

지속 가능한 간헐적 단식의 유일한 방법간단하다.


뻔뻔하게 그냥 계속하는 것


하루 16시간씩 매일 단식을 시작한 지 넉 달이 지났다. 내 기록을 열심히 본 분들이라면 눈치챘겠지만 단식 시간을 지키지 못한 날이 1/3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일주일에 평균 이틀은 지키지 못했다는 뜻.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해서 간헐적 단식 근황을 올린다.


간헐적 단식을 하는 날이 하지 않는 날보다 간신히 많은 수준이라면 나는 단식을 하는 중일까 안 하는 중일까. "간헐적 단식 중이에요"라고 말하기 무색한 날들이 많지만 나는 여전히 간헐적 단식 중이라고 생각한다. 지키지 못한 날들이 이어질 때 '그래 여기까지야'가 아니라 '또 못 지켰네. 내일은 지켜야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문장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공복을 유지해야 할 시간에 공복을 깬 순간 우리 마음은 걷잡을 수 없는 풍랑에 휩쓸린다. 우리 뇌는 속삭인다. '어차피 오늘은 틀렸어. 근래 못 먹었던 거나 실컷 먹고 내일부터 다시 하라고.' 그리고 빵빵하게 부은 얼굴로 맞이한 아침, 곧바로 평소 리듬으로 복귀하는 건 정말 어렵다. 마음은 이미 절망감으로 가득, 머릿속엔 어젯밤부터 이판사판이라는 글자만 둥둥 떠다닌다. 새로운 한 끼를 챙겨 먹어야 하는데 탄수화물과 단백질 비중 같은 영양소 고민 따위는 안중에 없다. 지난밤 먹었을 컵라면과 같은 저 영양 고 칼로리 음식이 연장선상에서 떠오른다. 간밤의 짧은 일탈에도 반드시 여파가 뒤따른다. 계속 단식하는 것보다 한번 어긴 후 다시 시작하는 게 경험상 더 어렵다.


그때 나는 수치심을 뒤로하고 뻔뻔하고 태연해지기를 택한다. (이건 꽤 힘든 일이다.) 며칠간의 방황은 없었던 일인 것처럼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자.' 피자, 라면 생각이 잦아들 때까지 뜨거운 물이나 차를 마시며 조금 기다린다. 몇 시간만 뻔뻔해지면 된다. 산책이나 목욕처럼 즉각 기분 좋아지는 일을 하면서 기다리다 보면 다시 정상 리듬으로 복귀한다. 이런 패턴을 반복하는 게 문제라지만 반복하지 않으면 그냥 포기하고 중단하는 수밖에 없다. 실패를 반복하더라도 애쓰는 편이 낫다. 일주일 중 이틀을 못 지켰다면 닷새는 매일 밤 공복 속에 잠들었다는 말이 된다. 넉 달 전에 비하면 이것도 얼마나 대단한가?!


다이어터를 비롯 습관 변화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경우, 마감과 같은 기한이나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내달려 성공하는 질주형이 있다면 나처럼 매일 열 걸음씩만 더 걸어보듯 조금씩 적용해나가는 굼벵이형도 있다. 내게 간헐적 단식은 어떤 목표가 아니라 헝클어진 몸과 마음을 되돌리는데 쉽게 꺼내 쓸 익숙한 기술이다. 지난 넉 달간 내게 맞는 회복의 기술을 검증하고 익숙해졌다는 사실이 체중 감소보다 더 큰 수확이다. 간헐적 단식은 매일 밤 좋은 곳에서 산책하고 스파 하듯 나에게 매일 주고 싶은 선물이다.


석 달 차까지 체중 5kg이 줄었다가 못 지키는 날이 많았던 지난 한 달간 다시 1kg이 붙었다. 하지만 일주일만 마음먹고 지켜도 체중은 금방 다시 빠질 거라는 걸 안다. 몸이 얼마나 정직한지 매일 아침 새삼 느껴온 넉 달이었다.


결국 오늘의 글은 공복 규칙을 자주 어기는 자의 핑계에 가깝다. 간헐적 단식 5개월 차를 맞아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매일 16시간 공복'을 하루도 어기지 않고 이어가 보는 것. 그리고 최장 기록을 차츰 늘려가 보는 것이다. 첫 번째 목표는 가볍게 열흘이다.(4월 3일~4월 12일) 최소 열흘만큼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공복의 고통과 즐거움을 느껴보리라!(회식 미안~)


간헐적 단식인의 집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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