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너무 어려울 때, 여기 들어오세요.
자, 우리는 약속 먼저 하고 시작하는 거예요.
어떤 약속이냐면...,
우선
1. 한 번 읽은 책은 끝까지 읽기로 약속.
2. 하루에 30분은 꼭 시간 내서 책을 펼치기로 약속.
3. 책 읽고 독후감이나 서평을 쓰기로 약속.
4. 책 읽는 동안 스마트폰을 멀리하기로 약속.
5. 공부에 도움되도록 내 수준보다 한 단계 어려운 책을 읽기로 약속.
6. 정기적으로 책을 읽기 위해 독서모임에 가입하고 토론하기로 약속.
아차차, 제가 번지수를 잘못 찾았네요, 저는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하러 온 게 아니에요. 사실은 이런 쓸데없는 약속들이 전부 책 읽기를 어렵게 만든다는 이야기를 하러 왔어요.
짧게 빡! 갑니다. 빨리 따라오세요.
1. 재밌는 부분만 읽어요. 한 번 읽은 책은 끝까지 읽기로 약속
그냥 책을 펼치고 목차를 쭉 훑어보다가 왠지 재미있을 것 같은 부분만 골라서 읽어봅니다. 책은 꼭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 게 아니거든요. 재미있는 부분을 먼저 읽다가 흥미가 생기면 처음부터 다시 쭉 읽어봐도 되고, 별로라면 그대로 더 읽지 않아도 돼요. 가장 먼저 독서가 재밌어야, 계속 읽을 수 있게 되거든요.
2. 그냥 펼쳐서 읽어요. 하루에 30분은 꼭 시간 내서 책을 펼치기로 약속
5분이어도 괜찮아요. 책을 한 번 읽기 시작하면 1시간은 읽어야 한다거나, 한 번 읽기 시작한 책은 꼭 끝까지 다 봐야 한다거나 하는 책은 반드시 진지하게 읽어야 한다는 말은 말끔하게 접어 휴지통에 던져 넣으세요. 책 읽는 방법을 정해놓은 법이라도 있나요?
3. 독후감을 쓰는 대신 카톡 프사나 배경에 올려요. 책 읽고 독후감이나 서평을 쓰기로 약속
아무도 읽지 않을 독후감을 공들여 쓰는 것보다, 100번 다시 보게 될 카톡 프사 배경에 올리는 게 나아요.
책을 읽다가 인상 깊었던 구절을 써도 좋고, 책 읽는 모습을 연출해서 멋진 셀카를 올려도 되고요.
그러면 친구 중 누군가가 말을 걸 거예요. "너도 그 책 읽었니?"라고요.
그렇게 하면 여러분은 4가지를 추가로 손에 넣게 됩니다.
1. 인상 깊은 글의 저장공간
2. 가족이나 친구와의 이야깃거리
3. 돈독한 관계
4. 책 읽는 사람이라는 지적인 이미지
그렇게 하면 책 읽기가 점점 더 재밌어질 거예요. 아 참, 프사에 올리기 위해서 멋들어진 책 구절을 찾아내고 싶어 질지도 몰라요.
4. 책을 읽다가 적극적으로 딴 길로 새보자고요. 책 읽는 동안 스마트폰을 멀리하기로 약속.
처음 보는 단어가 나오거나, 궁금한 사건이나 개념이 나오면 옆에 있던 핸드폰을 들고 검색해보세요. 책에 모두 담아낼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게 있을 거예요. 위키피디아부터 블로그까지 이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남겨놓은 발자취를 따라가 보세요. 딴 길로 샌 것 같은 기분이 들어도 괜찮아요. 그보다 먼저 당신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세요. 그래야 계속 읽게 되거든요.
5. 어려운 책은 빨리 포기해요. 공부에 도움되도록 내 수준보다 한 단계 어려운 책을 읽기로 약속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어려운 책과 씨름하며 읽을 필요가 전혀 없는 시대이죠. 어려운 이야기는 누군가가 잘 풀어서 설명해놓은 유튜브 영상을 보기로 하고, 우리는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읽는 거예요.
"쉽고 재밌는 책이면, 별로 도움 안 되지 않나요?"
전혀요. 제가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인 <퇴사준비생의 런던>은 읽는 내내 작가를 따라 여행을 떠난 기분이 들어서 신나고 재밌었거든요. 그렇다고 배울 점이 없었을까요? 아니요. 실로 영국스러운 생각의 전환이 가득 담긴 비즈니스 인사이트가 많았어요.
6. 책은 아무데서나 읽어요. 정기적으로 책을 읽기 위해 독서모임에 가입하고 토론하기로 약속.
일부러 시간 내지 않고 정말 아무데서나 손에 책을 들고 다니며 읽어요. 그러면 은근히 책을 읽게 된답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잠깐 동안도 좋고,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데우는 동안에도 좋아요. 스트레칭을 쭉-! 하고 근처에 손이 닿는 곳에 있는 책을 하나 꺼내 지금 당장 펼쳐보세요.
저는 요즘 영어 원서 읽기에 도전하고 있어요. 제가 읽는 책은 Simon Sinek의 <Start with Why> 예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위대한 개츠비> 원서를 펼쳤다가, 너무 어려워서 바로 포기했답니다. ^0^ 도저히 읽히지 않는 책을 읽으려 끙끙대면 재미도 없고 책도 싫어지니까요. 지금 읽는 책은 벌써 절반이나 읽어서 무난히 원서 읽기 도전에 성공할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게임 <심즈>에서는 책은 '재미' 수치를 올려주는 놀이도구예요. 이처럼, 우리에게도 책이 우리를 즐겁게 하는 놀이도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10분 동안 함께 책 읽으실 분, 들어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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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기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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