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토막글

흑색화黑色花

by 해조

[흑색화黑色花]



저녁엔 호수에서 점괘를 맞추었다 아침엔 아침밥을 먹었고, 점심엔 낮잠을 잤다 햇살은 수군거림 없이 얼굴을 덮었다. 밤에는 고개를 들어 돌고래를 바라보았고, 새벽에는 실눈을 뜬 채 코를 골았다

꽃이 많았던 해, 가장 높은 곳에서 흩날려야 했을 꽃은 가장 낮은 곳에 피어나 낮게 하강하고, 검게 그을린 얼룩을 응시하는 일은 구태여 익숙지 않아 자정이 지나고 나서야 혼나지 않았다



Acrylic on canvas
Acrylic on canvas
Photo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