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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 Judy Mar 17. 2022

행복의 시간

라마섬의 매력

3월의 요즘 홍콩은 다시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여름의 온도를 경험하는 나에게는 이 여름의

시작은 뜨거움이 아닌 따스함으로 온화하게 다가왔다.

처음 홍콩에 파견 근무를 오기 전에는 습도가 높은 홍콩의 무더위를 어떻게 견딜까 하는 걱정을 가득 안고 왔었던 나였다. 그러나 이번 홍콩의 냉장고 추위(홍콩은 겨울에도 습도가 높아 상온의 온도임에도 추위가 스산한 느낌의 냉장고 추위 같다.) 같은 겨울을 경험하고 나서는 그 습한 더위가 오히려 좋았구나를 느낀 그런 홍콩의 계절을 다채롭게 경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시간이 홍콩에도 있다. 늦은 11월부터 1월 정도에는 한국의 청아한 가을 날씨 느낌의 계절이 숨어 있다.  이 시기는 하이킹 하기 최적의 날들이기에. 1월의 어느 화창한 토요일에 친구와 함께 라마섬을 여행 가기로 했다.

홍콩은 약 250여 개의 여러 섬들이 있는 곳으로 그중 유명하고 인기 있는 섬들은 늘 관광객들로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처음 라마섬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 한국의 애니메이션 라바가 생각이 나서 혼자 잠시 빙그레 미소를 지었더랬지.

이 라마섬은 무엇보다 홍콩의 유명 배우 주윤발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또한 차가 다니지 않는 마을로도 알려져 있다.

작년(2021년) 5월에 첫 방문했던 때에는 날씨가 무척 더워서 하이킹하는 내내 힘들어했었어서 라마섬의 정취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던 차에 친구가 좋은 날씨에 한번 더 여행 가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하여 흔쾌히 동행을 하게 된 것이다.

센트럴의 pier 4번에서 페리를 타고 도착한 곳은 Sok Kwu Wan(소쿠완)이었다.

작년에는 Yung Shue Wan(용수완)에 도착해 하이킹으로 Sok Kwu Wan에 도착해서 센트럴로 돌아오는 여정이었기에 이번에는 반대 방향에서 오는 새로움이 있을 듯하여 그 지점에서 하이킹을 시작했다.

산 위로 조금 올라가 바라본 어촌 마을은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수묵담채화 같은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Sok Kwu Wan(소쿠완) 마을 정경

작년 5월은 무척 더워서 땀이 흠뻑 났던 라마섬의 하이킹이었는데 이번 겨울 1월은 최고의 날씨 덕에 땀도 거의 흘리지 않고 주변의 경관을 한껏 즐긴 시간이기도 했다.

바다와 하늘 색깔이 거의 동일한 빛깔로 하나 됨에 그 푸르른 자연의 신비로운 색채에 감탄하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은 상쾌한 탄산수 느낌으로 우리의 기분을 깃털처럼 가볍게 만들어 주는 듯했다.

라마섬 정상에서 바라보는 바다 정경

길지 않은 하이킹 코스의 중간에는 Hung Shing Yeh Beach(훙싱예 비치)가 있다.

그곳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두부 푸딩을 디저트로 먹고 가야 함을 친구에게 안내하며 작년에 방문했던 식당에 다시금 들어갔다.

두부푸딩 디저트

5월에는 여름 기온이라 그런지 두부 푸딩이 차가웠는데 1월에 방문하여 주문한 이번 푸딩은 따뜻한 온기로 가득했다. 생강 맛의 단 시럽이 그 감칠맛을 더해 입안에서 살살 녹아내리는 순간을 경험하며 아 이것이 식도락의 기쁨이구나를 경험했었지.


식당을 나와 그 앞 해변가의 정취에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바닷가에는 인적이 거의 없었기에 그 모습 자체가 여유로워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정겹게 내리 쐬는 햇살을 맞으며 바다의 파도 소리에 심취해 힐링타임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게 행복이지 싶었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순간이 고통이든 기쁨이든 축복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저 자연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이 순간이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최고의 행복한 시간이었다.

Hung Shing Yeh Beach(훙싱예 비치)

Hung Shing Yeh Beach(훙싱예 비치)를 지나면 곧 우리의 목적지인 용슈완(Yung Shue Wan)에 다다르게 된다. 내려오는 길 한 홍콩 가족의 아이들이 모여서 가위보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무엇을 하는 것인가 가던 길을 멈추고 지켜보니 꼬리잡기 기차놀이를 하며 하이킹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도란도란 노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꼬마 아이들의 엄마들은 자녀들의 발랄한 모습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그 모든 정경이 사랑 그 자체였기에 보는 내내 마음이 훈훈해졌다.

꼬리잡기 기차놀이 하는 홍콩의 아이들

중간에는 나름 명물로 알려진 라마섬의 풍력 발전기도 보게 되는데 숲 속에 홀로 당당한 자태를 풍기며 오늘도 열심히 바람개비를 돌리는 모습이 고독해 보이면서도 인상적이었다.

라마섬의 풍력 발전기

그렇게 하산하면 용슈완(Yung Shue Wan) 입구에 영화배우 주윤발의 생가 마을의 표지가 보인다.

원래는 주윤발의 생가를 찾아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구글 지도에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무엇보다 그 마을의

빌라가 비슷하여 그냥 마을에만 왔다 갔다는 것에 의의를 두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발걸음을 돌렸다.

영화배우 주윤발의 생가가 있는 마을

홍콩에서는 주윤발 배우의 평판은 매우 좋다. 지하철을 스스럼없이 애용하고, 하이킹과 조깅도 즐겨한다고 하며 시민들과 자주 마주칠 때도 셀카도 함께 찍어 주는 친근함을 보인다고 하는데. 왜 아직까지 나는 그 편한 주윤발을 마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이 코로나가 나아지면 내가 직접 그를 찾아 나서리라 재밌는 생각을 하며 최종 목적지로 향했다.


용슈완(Yung Shue Wan) 마을은 Sok Kwu Wan(소쿠완) 마을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이곳에는 백인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때문인지 가게들이나 집들도 이국적이고 아기자기한 곳들이 많이 보인다. 외국 관광객들이 더 많이 몰려 있는 이유이기도 한 듯했다.

용슈완(Yung Shue Wan) 마을 안의 모습

차가 다니지 않는 마을인 줄 알았는데 유일하게 본 차는 소방차였고 정말 작은 소방차였다.

사진 상으로는 커 보이지만 실제로 본 소방차는 매우 작아 귀엽기까지 해 보였다.

이런 작은 마을에서 살다 보면 세상의 시간은 잊혀 오직 나만의 세계에 빠져 그렇게 평안한 삶을 누릴 것만 같은데 막상 살면 또 그렇지만도 않겠지? 어찌 됐든 작은 이 라마섬의 평화로움이 참으로 좋더라.


센트럴로 향하는 페리를 기다리고 있는 부둣가에서 바라본  마을은 역시나 아기자기 파스텔톤 색채의 집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용슈완(Yung Shue Wan) 마을
소담함과 비움의 미학이라 했던가.

라마섬이 그러했던 것 같다. 도시처럼 화려한 볼거리들이 없음에도 자연과 더불어 함께 하는 모습들에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  그렇기에 떠나는 그 순간까지 아쉬운 마음이 한편에 머물러, 다음에 다시금 방문하고 싶어지는 나만의 작은 동화마을 같은 여행지기에 내 마음은 어느새 마을의 파스텔톤 색채처럼 어여쁜 빛깔로 물들여지고 그렇게 귀가하는 여정은 행복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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