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의 정원에 이 이야기가 닿기를
환한 아침 햇살이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왔어요.
엘리는 천천히 눈을 떴어요.
방 안은 부드러운 아침 빛으로 가득했고,
피코가 엘리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었어요.
엘리는 몸을 일으켜 앉아 깊게 숨을 들이쉬었어요.
공기는 이상할 만큼 가볍고,
온몸이 구름처럼 가벼워진 것 같았어요.
엘리는 창문을 활짝 열어젖혔어요.
화단에 어디서 많이 본 초록색 장갑이 꽂혀있었어요.
손을 쫙 벌린 채로요.
"풉." 엘리가 작게 웃었어요.
그 순간,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어요.
"좋은 아침이구나."
엘리는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대답했어요.
'좋은 아침이야, 요요.'
그때 피코도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어요.
"피코, 잘 잤어?"
엘리가 피코의 머리를 쓰다듬었어요.
피코는 꼬리를 흔들며 엘리의 입을 핥았어요.
엘리는 피코와 함께 정원으로 나갔어요.
작은 테이블 옆 긴 의자에 앉아 따뜻한 차를 우려냈어요.
피코는 엘리 옆에서 기대어 평화롭게 누웠고,
따뜻한 차 향이 퍼지자
차가웠던 정원의 공기도 포근해지는 것 같았어요.
하늘을 올려다보니
정원의 큰 나무들 사이로
거대한 구름들이 유영하듯이 흘러가고 있었어요.
범고래 같기도 하고
바다거북이 같기도 하고
어느 때는 코끼리 같기도 했어요.
마치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 같았어요.
엘리는 문득 생각했어요.
저 하늘 뚜껑을 열면 또 다른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질 것 같다고.
그리고 티하우스의, 버섯집의, 거대한 성의, 호텔의 그녀를 떠올렸어요.
엘리는 펜을 집어 들었어요.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것 같았어요.
'나는... 그저 나로서 세상과 연결되고 싶었던 거야.'
엘리는 메모지에 첫 문장을 적기 시작했어요.
"천이 나무 가지마다 걸려 있었어요..."
그리고 계속 써 내려갔어요.
엘리의 정원의 기록을요.
시원한 바람이 엘리와 피코를 스쳐 지나갔어요.
메모지들이 바람에 날려 하늘로 올라가 춤을 추었어요.
엘리는 메모지들을 보며 생각했어요.
'다른 이의 정원에 이 이야기가 닿기를.'
그렇게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