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받는 교사는 '이것'을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by 바보

매년 이맘때쯤이면 동료 교사 한두 분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학급 운영의 비법을 묻곤 합니다. 도서관에서 인형처럼 옹기종기 모여 앉아 책을 읽는 저희 반 아이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선생님, 일주일에 두세 번 저희 반 아이들을 만나는 전담 선생님, 심지어 아이들을 귀신같이 잘 다룬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안면만 있는 선생님까지. 그분들의 간절한 눈빛 앞에서 저는 늘 당황하고 맙니다. 정말로 특별한 비법 같은 건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별거 없어요. 미안해요."

진심을 담아 말해도,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늘 마음이 쓰였습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왜 내 말을 잘 따라줄까? 무섭게 하지도 않고, 특별한 활동을 하는 것도 없는데.' 고민의 끝에서 제가 내린 결론은 단 하나, '내 말의 권위를 나 스스로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신임 교사가 힘든 진짜 이유

초임이나 저경력 선생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수업 준비나 행정 업무가 아닙니다. 바로 '생활지도'입니다. 아이들이 교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니, 밤새워 준비한 수업도 제대로 펼쳐 보일 수 없습니다. 매일 아침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 수업을 준비하고, 쉬는 시간마저 반납하며 아이들과 상담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도 아닙니다. 점심시간이면 선생님 옆에 조르르 앉아 재잘거리고, 복도를 지날 땐 서로 선생님 손을 잡으려고 안달이 나 있습니다. 아이들은 분명 선생님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왜 지시에는 따르지 않는 걸까요? 제 20년 교직 경험으로 볼 때, 그 원인은 단 하나, '권위의 부재'입니다.


권위, 낡은 유물이 아닌 역할 수행의 힘

권위는 어느 개인이 사회 속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부여된 '힘'입니다. 교사가 교사로서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려면, 학생이라는 사회 구성원이 교사의 영향력을 인정해야 합니다. 즉, 권위는 그것을 느끼고 인정하는 데서 성립하는 정신적인 신뢰 관계입니다.

제가 처음 교단에 섰을 때는 체벌이 법으로 금지되기 전이었습니다. 물론 체벌을 하는 초등 선생님은 거의 없었고, 저 역시 단 한 번도 체벌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교사에게 그럴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교사의 지도가 훨씬 수월했다는 점입니다. 그 시절에는 신임 교사들도 지금과 같은 극심한 생활지도의 어려움은 겪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권위는 비단 학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정에서도 부모의 권위는 마치 몹쓸 과거의 유물처럼 취급받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마음을 살피는 것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미성년자'의 정의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미성년자란, 아직 미숙하여 온전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고, 법적 책임을 질 수 없어 보호와 도움이 필요한 존재를 의미합니다.

이는 곧 보호자인 부모에게는 아이를 대신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의무, 아이가 온전한 판단을 내리도록 도와야 할 의무, 그리고 아이가 잘못된 판단을 내릴 때는 '지시'를 통해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뜻합니다. '친구 같은 아빠, 엄마'라는 말이 때로는 부모 본연의 책임 회피일 수 있는 이유입니다.


때로는 '지시'가 가장 효과적인 사랑의 표현입니다

아이가 성인이 되어 자기 주도적으로 삶을 살아갈 때까지, 부모의 보살핌은 필수적입니다. 이 보살핌에는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뿐만 아니라, 때로는 따끔한 훈육도 포함됩니다. 아이가 싫어하는 것도 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했을 때는 우리 아이의 기가 죽더라도 단호하게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 사회와 아이의 미래 모두를 위한 길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좋은 습관'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양치해야지?", "양치하자"와 같은 권유형 말투가 좋은 부모의 상징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명확하고 단호한 지시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양치할 시간이야. 가서 양치해."

이러한 지시적 말투는 부모의 권위를 세우고, 아이에게 꼭 필요한 습관을 만들어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지시적 말투는 아이들에게 안정감과 명확한 행동 기준을 제시합니다. 물론, 평생 그런 말을 들어본 적 없는 듯 놀라는 아이들도 간혹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더더욱 우리에게 주어진 권위를 올바르게 사용하여 아이들을 바른길로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특별한 비법은 없습니다. 다만 교사로서, 부모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스스로 권위를 지키고, 때로는 가장 효과적인 '지시'의 언어를 사용하는 용기가 필요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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