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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Apr 04. 2024

거리를 둘 필요가 있는 삼촌

마음이 아픈 사람과 안 만나는 게 수명을 늘린다

이 글을 삼촌이 본다면 기분 나쁘실 수 있지만, 인터넷을 안 보실 것 같으니 자유롭게 써 본다.


나에겐 삼촌이 있다. 작은 아버지라고도 부르는데, 내가 보기엔 미성숙해 보여서 할아버지가 되었어도 삼촌이다. 아버지 형제 중 우리 아버지만 서울에 사는 데 성공했다. 막내인 삼촌은 그걸 부러워해서인지 우리 부모님을 말로 상처를 줬다.


도리를 다하는 우리 엄마는 머나먼 통영에 시간과 돈을 들여 방문해 왔다. 귀경길에 내가 서울고속터미널로 엄마를 마중 나가면 엄마는 항상 삼촌에게 상처받은 이야기를 했다. 이 독은 숙모에게까지 번져 숙모는 우리 아버지와 엄마에게 명령하고 시비를 걸었다. 물론 가족 사이에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는데 화만 내고, 비난만 하고, 자기 입장만 맞다고 말하는 두 분을 상대하는 건 힘든 일이다.


이번 통영 방문 후, 좁은 통영 바닥에 우리가 간 게 소문이 다 났다. 남동생에게 삼촌은 전화를 했고, 그 전화를 안 받았다. 우리뿐만 아니라 내 사촌들에게도 물려받은 땅을 달라 시비 거는 삼촌 때문에 한바탕 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사촌들이 적절히 협상했지만 말이다.


어떤 사람은 평생 바뀌지 않는다. 어느 장수한 할머니가 장수비결로 유해한 사람과 거리를 두라고 했다. 그 말이 전적으로 맞다고 생각해 삼 년간 통영에 안 가기로 우리 가족은 결정했다. 우리 가족의 안녕과 평안을 위해서다.


통영의 봄날은 아름다운데, 통영의 겨울과 높은 산은 거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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