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酉)금 : 유시 17:30-19:30, 유월 9월 7,8일(백로)-10월 8,9일(한로)
유금은 경금과 신금으로만 이루워져, 금기운의 강하고 날카로운 기운이 선명하다. 신금이 주라 예리하고 정교하다. 원칙과 소신있는 과단성, 청렴함, 솔직함,용기, 결벽주의로 나타난다. 유금의 날카로움은 양면적으로 날카로운 말로 주변에 상처를 주거나 스스로 고통받을 수 있다. 예리함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예리한 물건이나 작업에 유리해 세공, 금융, 제조 분야와 인연있고, 칼을 다루는 의료계와 어울린다. 예리한 통찰과 분류의 힘으로 드러난다. 마무리와 결실의 힘이다. 군더더기 줄이고 최대 가성비와 효율 추구한다. 따라서 현금성 재산과 연결된다. 당장 결과 없으면 조급해져 결과에 대한 집착, 승부욕. 과로가 따라다닌다.
움직임을 최대로 억제하고, 머문 자리를 정리하고 지속적으로 일하는걸 좋아한다. 안정욕구로 모험심이 약해 나아가야할때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변화와 변동을 거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결정하고 나면 뒤돌아보지 않고 흔들림없이 밀고 나가, 앉은 자리에서 꽃이 피어난다.
키워드 : #정교, #안정, #마무리, #한자리 지키며 꽃피움
<나의 사주명리 유금 중에서>
차로 30분 vs 걸어서 3시간 10분.
용산 왜고개 성지에서 관악구 삼성산 성지까지 가는 법이다.
순례이기에 걸어서 가기로 했다. 오래 걷는건 나에게 치유이자 기도이자 회복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갔던 왜고개 성지를 다시 찾았다. 성지를 시작점으로 해야 의미 있을듯 싶었다. 성지에 오면 하는 기도는 비슷하다. 불필요한 욕심을 줄이게 해달라고. 중요한것을 알아보는 지혜를 달라고. 내안의 불만과 불안, 두려움은 탐욕에서 나오니 가벼움만 남기는 결단을 달라고. 봄의 설레임과 여름의 번성을 다 가지고 살 수 없다. 가을은 긴 겨울을 앞두고 생존의 진수만 남겨야 한다. 유금의 칼은 절제와 효율로 살아남기에 최소함을 남겨둔다. 내 앞의 미래도 인생의 겨울이기에 그런 결단이 필요하다.
갱년기 발열로 얼굴이 뜨겁다. 전체 순환을 위해 오래 걷는다. 한남대교를 지나니 저 멀리 한강철교가 푸른 하늘과 흰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다. 눈 시원한 배경을 보며 한강을 지나니 동작구 국사봉 터널을 지난다. 도보길로 접어드니 좁은 보행로 저 너머에 터널출구가 보인다. 마치 인생길 같다. 태어나 산다는건 길을 걷는것과 같다. 때로는 터널도 걷는다. 지혜가 있으면 이 터널도 언젠가 끝난다는걸 아니 마음에 희망하나 켜고 나간다. 인생에서 필요한건 어떤 길을 만나건 이 길은 지나가는걸 알고 중용을 유지하는거다.
걷다보니 또 다른 봉이 있다. 오르막 위에 장군봉이 있다. 긴 내리막이 끝나자, 쑥고개가 나온다. 동작구와 관악구를 걷는건 첨인데 산동네인건 처음 알았다. 고개를 내려가니 하천이 나온다. 다리 밑에서 쉬다, 은퇴 후 도보여행가가 된 황안나님의 책낭독을 들으며 걸었다. 홀로 걷다보니 외로워 살면서 상처받아 미워했던 사람들을 용서했다고 하신다. 사는게 미움과 욕심이 나도 모르게 쌓이는거라면, 걷기는 그걸 길위에 버리는것 같다. 새로 만나는 풍경들이 헌 마음을 내어 놓으라고 재촉하니 그런 용서도 쉬워진다. 그래서,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오래 걷는 순례로 마음을 정화해왔다.
마지막 오르막 끝에 삼성산이 있다. 걷기 측정을 위해 켜놓은 앱에서 3시간 걸었음을 알린다. 띄어쓰기 표지판을 따라 걸으니 계곡이 보인다. 숲 안에 미사장도 있고 십자가의 길도 있다. 경건해진 마음으로 비움의 기도를 하고 왔다.얼굴은 땀 범벅이었지만 마음은 가볍다 이런 마음의 일상에서 유지 되길, 아니 다시 걸으며 버릴 수 있길 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은 한강까지 버스를 탔다. 걸을땐 한걸음 한걸음이 새로웠는데 버스로 풍경을 보니 지루했다. 퇴근 길 이라 차가 막히기도 했지만 걷기 만큼 많은 새로움을 주지는 못 했기 때문이다. 걷기로 만나는 새로움이 중년의 몸을 깨운다. 인간은 걸음마로 시작 하며, 걸어야 인생이 자신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