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그려진 잠옷을 입고 오랜만에 커피를 내린다.
커피를 마시기에는 너무 늦은 새벽이지만 오래간만에 찾아온 여유로운 시간을 커피 없이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최대한 진하게 내린 커피에 얼음 몇 개를 넣고 사랑하는 우리 동생이 선물해준 텀블러에 옮겨 담는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헤드폰을 목에 걸고 내가 좋아하는 가수인 데미안 라이스의 노래를 튼다.
브루노 메이저에게 빠지는 바람에 최근 몇 달 동안 데미안 라이스의 노래를 소홀히 했는데 이렇게 오랜만에 들으니 괜히 반갑다.
데미안 라이스의 cold water가 헤드폰을 통해 흘러나온다. 가사는 귀에 들어오지 않지만 데미안 라이스의 음악에 담긴 목소리 속 감정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대략적으로 알려준다.
쫓기는 듯 한 바쁜 하루를 보낸 오늘이라 그런가? 데미안 라이스의 음악이 평소보다 훨씬 더 고맙다.
오늘따라 내 몸을 감싸는 침대는 더 포근하고
방안을 가득 채운 디퓨저 향은 더 달콤하다.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음에 너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