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명제다. 심지어 그 '유명세'를 얻는 방법은 참 다양해졌다.
구독자 몇십만이면 광고비가 얼마 다더라, 팔로워 몇 만이면 피드 하나 올리는 데 얼마를 준다더라, 그 사람이 책을 냈는데, 내자마자 몇 쇄를 찍었다더라, 주위에서 이런 말을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내뱉게 된다.
"우와, 좋겠다."
내 평생 단 한 번도 유명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정말 그렇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 한 켠에는, 워라밸을 살뜰하게 챙기면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욕망도 있었다. 공무원의 연봉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는데도 꼬박 12년을 선생님 바라기로 살았던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그런 꿈을 꾼 데는 내 성향도 한몫했을 것이다. 어딜 가서 튀고 싶어 하지 않고, 누가 나에 대해서 떠드는 것에 대한 민감도가 높으며, 무엇보다 애초에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내가 '유명세'에 대해 부러움을 느낀다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그 책을 읽고 상념 해보니, 나의 평행우주 중 하나 정도에서는 내가 유명한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4년 전쯤 kbs프로그램 '우리말 겨루기'에서 섭외가 왔었는데, 부담감 때문에 수차례 거절했다. 그런데 만약에 열심히 준비해서 나갔더라면, 내 인생에 tv 출연 이력 하나쯤은 생기는 것이니, 유명세를 위해서는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키워온 sns 계정을 별안간 탈퇴해버린다든지, 어쩌다 다른 페이지에 노출이 되어 네이버 메인에 뜬 블로그 글을, 욕먹는 게 싫어서 금방 내려버린다든지 하는 일이 몇 있었다. 그때 대처했던 내 방식을 생각하면, 나는 역시 과한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다 못해 싫어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나에게 다시 결정할 기회가 있다면, 나는 다른 선택을 했을까? 그랬다면 나는 행복했을까?
재미있는 사실은, 이 글을 쓰기 직전에도 브런치에 올라간 내 책 정보를 정리할까 고민했다는 사실이다. 일전에 출간했던 책 때문에 내 브런치 계정을 알아보는 지인들과 학부모님들이 많아져, 솔직한 글을 쓰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폭발적인 유명세를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해지고 싶다. 나에게 일말의 유명세가 있었다면, 곧 나올 두 번째 책이 더 잘 팔릴 수 있을 텐데. 그다음 책을 내기도 더 쉽지 않을까? 뭘 해도 잘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다가 생각은 곧 자기반성으로 이어진다.
나처럼 유명세에 대한 욕망을 급 갖게 된 사람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정말 자신이 그 자리를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인지.
모두가 나를 알지만 나는 그 모두를 모르는 상황을, 감내할 수 있는 사람인지 말이다.
일단 나는 아닌 게 확실하다. 그래서 내 인생이 이렇게 흘러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