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
여름에 베트남처럼 더운 곳에 가는 건 어리석은 일이겠지만 달랏은 고원도시라서 시원하다는 정보를 접했다. 요즘은 인천에서 달랏으로 직항편도 있는 모양인데 우리는 항상 마일리지로 다니기 때문에 아시아나나 대한항공이 취항하는 도시로 가야 했다(그게 아니라도 인천-달랏 비행기 출발 시간이 새벽 3시 반이라는 글을 읽고 기절.. 나는 지상천국엘 가더라도 그 시간엔 못 간다). 달랏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나쨩이지만 마일리지 표가 동나서 일단 호치민으로 왔다.
거의 15년 만에 온 호치민은 깔끔한 곳들이 많이 생겼고 전반적으로 화려해진 것 같은데 미친듯한 오토바이떼들은 여전했다. 아니 왜 이건 변하질 않는 것인가… 베트남에 온 이상 조용한 휴양 여행을 기대해서는 안되고 담력 함양 전지훈련 모드를 장착해야 한다. 에너지가 저절로 솟아오른다.
달랏을 가기 위한 기점으로 온 것이지만 호치민도 즐겨봐야지.. 했지만 찜통에 들어와 있는 듯한 날씨는 역시 적응이 안 된다. 하지만 우리가 묵은 호텔이 꽤 괜찮았고 호텔 근처에서 맛있는 식당을 발견해서 호치민에서의 이틀이 만족스러웠다. 정보라고는 없는 평소 내 여행기 스타일에서 살짝 벗어나 여행 가려고 검색하는 분들을 위해 소개해본다.
호텔 :
Triple E Hotel Metro Ben Thanh
방 크기가 살짝 작은 것 말고는 (24m2니까 중간 사이즈 정도는 되지만 내 기준으로는) 맘에 들었다. 호텔이 깨끗하고 디자인이 예뻤으며 무엇보다 조식 뷔페가 만족스러웠다. 구성이 알차고 신선하고 맛있었다. 베트남식과 양식 두 종류로 꼭 필요한 메뉴들이 갖춰져 있었고, 카페테리아 분위기도 깔끔했다. 벤탄 시장 근처에 있고 주요 관광지까지 걸어 다닐 수 있다(물론 더위와 오토바이들 때문에 각오를 다진 후 나가야한다). 위치가 좋은데 비해 호텔 바로 앞은 큰길가가 아니어서 시끄럽지 않은 것도 장점. 아 창문 크기가 작고 밖에 경치대신 비상계단이 보이는 것도 단점이긴 했다(한 단계 더 비싼 방은 창문이 큰 듯). 어쨌든 조식 포함 6만원 약간 넘는 가격이니 훌륭.
식당 :
호텔에서 2분 거리에 있는 베트남 식당. 간판에는 Bep Me In이라고 크게 쓰여 있고 mama’s kitchen이라는 글자는 아래에 작게 있다. 다소 허름한 로컬 식당에도 맛있는 곳이 많겠지만 우리는 호치민의 더위를 감당할 수가 없어서 에어컨 없는 곳은 일단 제외했다. 이곳은 맛있을 뿐 아니리 그렇게 비싸지 않으면서(한국 물가와 비교하면 완전 저렴한 가격이지만) 에어컨이 있고 깔끔한 식당이다. 우리는 공심채&소고기 볶음과 생선요리를 먹었는데 두 메뉴 다 만족스러웠다. 감칠맛나는 양념에 고기가 부드럽고 생선도 고소했다. 다만 후기를 보니 한국인 입맛에 맞는 스타일이고 완전 현지식은 아니라고.
(여행시기 : 2023.7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