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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Nov 01. 2020

의자가 보여준 노스탤지어

체르너 체어

밀란 쿤데라는 소설 <향수>에서 노스탤지어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너는 멀리 떨어져 있고 나는 네가 어찌 되었는가를 알지 못하는 데서 생겨난 고통"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에게도 생명이 있다면, 이 살아있는 장난감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재미있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던 영화 <토이 스토리>는 대성공을 거두고 후속작의 제작에 돌입합니다. 그런데 할리우드의 기발한 아이디어맨들이 대박 애니메이션의 후편으로 들고 나온 아이디어는 다름 아닌 지난날에 대한 향수였습니다.


1편에서는 아직 어린아이였던 장난감의 주인은 이제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가 지나버렸고 이렇게 잊힌 주인공들은 지난날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멀리 떨어진 나의 주인에 대한 그리고 그가 어찌 되었는가를 알지 못하는 그런 고통을 바탕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에 등장한 의자가 있습니다.





노만 체르너가 디자인한 체르너 체어인데요 핀란드 건축가 알바 알토가 보여준 스칸디나비안 가구 미학에서 영향을 받아 디자인되었으며, 현재까지도 미국 생산을 고집하고 있는 미국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의자 제품입니다.


20세기 중반 미국의 많은 가정에서 선택을 한 베스트셀러 제품이었지만 너무 흔해진 탓인지 소비자들의 시선에서 조금씩 멀어지다가 미드 센추리 모던에 대한 인기로 21세기 들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의자의 역사는 영화 속 장난감들의 처지를 너무나도 분명하게 드러내 주는 아주 적절한 아이템입니다.


원목의 질감, 우아한 발걸이의 곡선, 그리고 인체공학적인 단순한 등판 등 뛰어난 디자인 요소를 지닌 제품으로 식탁의자로도 또는 거실 한편에 멋진 오브제로도 아주 훌륭한 역할을 수행해 줄 가구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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