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큐레이션 할 때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아이템 몇 가지가 있습니다.
램프와 미러인데요, 두 가지다 작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성비 아이템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그중에서 영화에 등장하는 램프의 적용 예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SF 영화의 세트 디자인은 항상 크리에이티브와 유티크란 단어를 떠 올리게 합니다. 이런 영화에 사용된 램프들 역시 보고 나면 어떻게 저런 제품을 저런 상황에 적용할 수 있을까란 감탄이 터져 나오는데요,
1. 블레이드 러너 2049 - The E63 table lamp
1963년 움베르토 리바가 디자인한 이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램프는 자신이 태어난 해에서 무려 80여 년이 지난 미래의 어느 날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램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래=기계문명이라는 등식의 기호를 가장 잘 내포하고 있는 디자인이라고 할까요?
2. 공각 기동대 - Coltrane suspension
포르투갈 디자인 회사 Delightful에서 출시된 아주 세련되고 유니크한 램프인 Coltrane suspension 시리즈는 천정형, 스탠드형 그리고 월 램프 스타일로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데요
저에게는 배트맨의 이미지로 읽히는 이 램프를 영화 공각 기동대에서는 우리의 머릿속을 밝혀주는 계몽주의적 기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게이샤 로봇들이 시중을 들고 있는 이 미래의 일본식 식당의 천정을 밝혀주고 있는 램프는 그 아랫사람들의 머리를 향해 빛으로 빚은 창이라도 날리려는 듯 그 날카로운 머리를 아래로 향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식당의 바닥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시작되어 <트론:레거시>까지 사용되고 있는 라이팅 박스를 좀 더 업그레이드해서 차용하고 있습니다.
왠지 백색의 밝게 빛나는 형광빛은 우리에게 영원히 미래를 상징하는 도구로 인식되어질 것 같습니다.
3. 어벤저스 - KTribe Table Lamp
일루미나티에서 현대의 SF까지 빛은 언제나 우리에게 지혜의 방향을 밝혀주는 도구입니다.
영화 어벤저스에서도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가이드의 역할을 하는 다양한 램프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그중에서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KTribe 테이블 램프를 소개할 까 합니다.
아이언맨의 앞쪽에 배치된 이 램프는 2007년 유명한 램프 제작 회사인 Flos에서 출시되었는데요,
불이 들어오면 약간의 반전이 생겨납니다.
불이 꺼진 상태에서 보면 아주 무난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데, 램프 구조에 반전이 숨겨져 있습니다.
광원의 방향이 아래가 아니라 위를 보고 있고, 램프를 싸고 있는 하우징이 투명한 재질이라
위를 향해 빛이 나아가며 동시에 아래를 은은하게 비추는 2 중적인 이미지를 연출해 냅니다.
영화에서는 아쉽게도 이 특징이 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런 디자인의 특징 때문에 독특한 기호를 품게 된 램프입니다.
이상으로 지혜의 상징인 램프들이 밝혀준 미래를 향한 SF 영화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