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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사람 윤 Jun 18. 2023

어서 와, 독서모임은 처음이지?

내 인생 첫 번째 독서모임 참여 후기

독서 모임에 참여해 보면 어떨까? 처음 막연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건 꽤나 오래전 일이었다. 코로나 상황이 심해지면서 오프라인 모임이 여의치 않게 되고 일도 바빠지면서 그 생각은 슬며시 사라졌다.


글쓰기 모임을 시작하면서 매일 글을 쓰는데 재미를 붙였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내가 쓰는 글의 주제가 한정되어 있으며 말만 다를 뿐 메시지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균형 있는 글쓰기를 하려면 인풋의 다양성이 필요하겠구나


인풋이라고 하면 ‘채워 넣는 것’ 외부에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나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경험, 독서, 유튜브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풋을 얻어낼 수 있다.

다양한 인풋과 함께 나의 생각을 블랜딩 하여 나만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그게 나의 개성이 담긴 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는 그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인풋의 방식이기 때문에 독서모임에 대한 마음속의 원츠(Wants)가 계속해서 떠올랐다. 오프라인 모임도 슬며시 활성화되는 시기라 때가 되면 언제든지 시작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글쓰기 모임 리더 민지님이 파일럿 형태의 독서모임을 제안했다. ‘민지님이 내 마음을 읽었나?’ 싶은 정도로 반가웠다. 익숙한 사람들과 새로운 형태의 모임이라니!


독서모임은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줌 미팅에서 리더의 발제문으로 모임은 시작되며, 책 안에서 인상 깊은 문장이나 질문지를 가지고 모임원들은 돌아가면서 서로의 의견을 공유한다. 독서모임의 첫인상은 ‘말하는 글쓰기 모임’ 같았다. 글쓰기 모임을 통해 닉네임으로 익숙해진 사람들과 그대로 만난 상태고, 내 이야기를 글을 통해 전달한 상태였기 때문에 말로 풀어 설명하기에도 좋았다. 서로 연결된 느낌이 들어 좋았다.


독서모임은 책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진행 가능하도록 친절한 발제문과 형태로 진행되었다. 나는 이전에 다른 독서 모임을 참여한 적이 없어 비교할 수는 없지만 나에게 이 독서 모임은 ‘참 좋은 경험’을 불러일으켰다.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한 느낌이랄까. 독서 모임의 주제도 ‘나를 찾는 여행’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모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변화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독서모임 도서 리스트>   

행복도 배워야 합니다 : 세로토닌 - 뇌과학과 행복의 관계

마음이 흐르는 대로 : 삶을 바라보는 자세

내면아이의 상처 치유하기 : 나와의 관계

30년 만의 휴식 : 삶을 바라보는 자세, 나와 타인의 관계

자기만의 트랙 : 일과 나와의 관계

비폭력 대화 : 커뮤니케이션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 : 직무 강점



<독서 모임을 통해 나는 이런 점이 바뀌었다>   


     독서모임은 나를 더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나에 대해 더욱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내면아이의 상처 치유하기>에서 내면아이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나를 조금 더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주변 사람에게 위로가 필요할 때 충분한 위로를 주듯이 나 스스로에게도 상처 주는 말이 아닌 응원의 말을 전해주기로 했다. 완벽주의 성향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실수를 했을 때 자책하곤 했는데, 그런 것들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윤정아 실수를 해도 괜찮아. 아무리 실수해도 넌 사랑스러운 사람이야. 내게 사랑받기 위해서 항상 완벽할 필요는 없어."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이 특히나 좋았다. 나의 업무 강점을 파악하고 내가 잘 해 낼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었기 때문이다. 팀원들과도 강점테스트를 함께 진행한 후, 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그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은 천천히, 깊게 읽는다.

하나의 책을 읽을 때, 천천히 깊게 읽으려고 노력한다. 마음에 드는 문장은 흡수하여 나의 것으로 만들어 내려고 한다. 예전에는 책에 메모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했다. 깔끔하게 읽고 중고서점에 판매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와닿는 문장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밑줄을 긋고 떠오른 내 의견을 적어둔다. 그리고 독서모임을 통해서 내 생각에 대해 나누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함께 공유하면서 공감하거나, 놀라거나, 흥미로워하면서 모임을 진행해 나갔다. 그렇게 읽은 책들은 내 마음속에 남으면서 그대로 나의 한 부분이 되었다.


     같은 주제와 질문에서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니!

같은 주제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니, 큰 이득이다. 나는 각각의 사람들의 개성과 다양한 의견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내 의견을 종합하여 말하는 것도 좋아한다. (체계적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예전에는 질문을 받으면 답변을 빠르게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있었던 것 같다. 말이 급해지고 빠르게 마무리하려는 습관이 보였다. 그런데 독서 모임을 하면서, 나의 이러한 습관이 눈에 띄게 되고 끝까지 상대방의 말을 다 듣고, 여유롭게 대답하는 방법을 배웠다.



마지막 모임에서 롤링페이퍼를 진행했다.


독서모임을 통해서 나의 진솔함을 꺼낼 수 있었고 나를 찾는 과정에 도움이 되어 좋았다는 분

따뜻한 회복과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한 분

평소 관심이 없는 분야에 대해 공부해 보고 스스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행복했다는 분


공감이 되는 다양한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7주 동안 내적친밀감이 상당히 쌓였다. 매일 글로 소통하고 일주일에 한 번 줌으로 얼굴 보는 사이니까, 꽤나 가까운 사이가 맞는 것이다. 이대로 보내기가 아쉬웠는데, 민지님이 오프라인 모임을 제안해 주었다. 우리 모두는 두 손 들고 환영을 외쳤다. 7월 중반부, 우리의 약속 날짜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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