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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 Oct 26. 2023

나를 품는 일

내 모습 그대로



세상에 정말로 자신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본인의 잘못이 아니다.

자라면서 겪어온 지금까지의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을 뿐.








나는 다른 사람이 보기에 똑 부러지고 당당한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그 누구보다 나에게 엄격하므로 스스로가 다른 사람과 비교해 부족하다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과 나를(외모나 능력 등) 바꾸고 싶지 않으면서도

나를 있는 그대로 좋아하지 않았다.



나의 얼굴, 성격, 취향 등의 고유함이 좋았음에도 변하거나(개선) 발전해야 하는 부분을 보며

스스로 항상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말하기만 했다.






그리고 그간 시간이 흘러 나는 20대 후반이 되었고

이제야 약 3번의 겹이 생긴 나의 삶을 한 발자국 떨어져 조망할 수 있게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정도는 그냥 조금 어렸던 몇 년 전일 뿐이었는데 이젠 그때의 내가 어리게 보인다.

'어린 나이었는데 그런 일을 겪어서 힘들었겠구나, 애썼구나'.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그런 상황에서도 자기 할 일을 잘 해내기 위해 애써오느라 지쳤겠구나'.



내가 안쓰러웠다. 마음에 들지 않던 나의 게으름이 사실은 나의 최선이었다.

나는 나에게 따듯하지 못했고 그 누구에게 보다 그 누구보다 차가웠다.








엄마도 아빠도 동생도 연인도 결국은 내가 될 수 없으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내 편'일 수 있는 존재는 나뿐이었다. 나의 역사와 감정을 오로지 아는 존재 또한 나뿐이다.



아이가 주위 환경과 부모의 태도로 많은 것이 달라지듯 나도 평생 나와 함께 살 '나'의 태도가 너무 중요하다.



나는 다 자랐지만(육체) 평생 커야 하고(내면)

이해와 관심, 사랑뿐 아니라 여전히 아니 그보다 더 살기 좋은 환경(의식주)이 필요하다.



부모님은 해주지 못했어도 성인이 된 나는 나에게 좋은 환경을 줄 수 있다.

부모가 되기 전 아이보다 먼저 키워야 할 것은 바로 나인 것이다.








어떤 환경에서 나를 살게 해주고 싶은가?

무언가 뛰어나고 가진 게 많은 것?

누군가는 좋은 집과 차, 직업과 사회적 인정일 수 있겠으나 그것의 유무를 떠나

존재 자체로 인정받고 사랑받는 환경에서 살게 해주고 싶다.

그런 심리적 기반은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실패해도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줄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 자란 나로 살아가는 첫 번째 과정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안아주는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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