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절로 말하는 게 늘어났어요

by 방구석여행자

센터수업에서 요즘 소리를 내는 것에 집중하고 계신 선생님이었다. 소리를 많이 내야지 그 소리들을 엮어서 음절을 만들고 그 음절들이 하나의 단어가 되는 거라고 하셨다. 그래서 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기초이며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그동안 강조를 하셨던 터였다. 이제는 본인이 내고 싶어 하는 소리, 원하는 소리는 선생님과 수업시간에는 잘 내고 있다고 하셨다. 수업시간에 소리를 잘 내고 있으니 이제 집에서도 조금씩 나올 거라고 하셨다.


지난 시간까지만 해도 요즘 사물 그림 단어카드와 연관 지어 소리를 내는 연습을 진행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빵이면 “바” 이런 비슷한 소리를 내고 있다고 하셨었다. 그런데 이번 수업시간에 이 음절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하셨다. 양말 그림이 그려진 카드를 보여주며 “양말”을 따라 하게끔 유도하셨다고. 당연히 “양말”을 정확하게 발음을 하지 못할 걸 알기에 선생님께서 별 기대를 안 하셨는데 갑자기 “야마”이라고 비슷한 소리를 내자 깜짝 놀라셨다고 하셨다.


“어머님, 어떤 소리가 나든 이 음절로 소리를 냈다는 게 중요한 건데 심지어 이번에는 비슷한 소리가 났어요.”


선생님 입모양을 쳐다보면서 최대한 비슷한 소리를 내려고 했다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다. 선생님께서 손가락을 가리키며 “이거 이거”라고 네 음절을 말하셨는데 아들 녀석은 “이이”라고 이 음절로 이야기를 했다고 하셨다. 소리를 내고, 한 음절만 이야기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젠 이 음절이라니. 이거만 해도 감사했다.


선생님께서 집에서 물을 줄 때 물통을 손으로 가리키고 “물”과 비슷한 소리를 낼 경우에 그때 물을 주라고 하셨던 적이 있었다. 처음에 연습을 할 땐 그렇게 짜증을 내던 아들 녀석이 차차 적응해가고 있었다. 이제는 “무”하면서 물컵을 손으로 가리키는 아들 녀석. 또 빵은 어떻고. 집에서 아직 들은 적은 없었지만 선생님과 수업시간에 빵 그림카드를 보여주면 “빠”라는 소리로 음절수를 정확하게 맞춰 소리를 낸다고 하셨다. 아직 이 음절까지만 이지만 음절수에 맞춰 정확히 소리 내는 게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이 끝난 후 선생님께서 아들 녀석에게 항상 엄마를 불러보자고 하신다. 엄마 어디 있냐고 하시며, “엄마”하고 엄마 발음을 연습시켜 주시는데 이번 시간에는 “어마”라는 단어가 또렷하게 들렸었다. 처음에는 한 음절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이 음절까지. 점점 소리도 다양해지고, 말할 수 있는 음절수도 많아지고, 비슷한 발음을 해나가는 아들 녀석이 기특했다. 아직 세 음절, 네 음절은 부족하다고 하셨다. 그러나 계속하다 보면 머지않아 세 음절, 네 음절도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내 생각도 그러했다.


비록 정확한 발음이 나오는 건 아니었지만 한음 한음 늘어가는 모습에 점점 희망이 보인다고 해야 되나. 아직 완벽하진 않아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소리부터 시작해서 음절로 트였으니 단어도 이제 머지않았을 거란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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