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크기만 한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해결하기 위해 좋아하는 것들을 너무나 많이 포기해야 했던 네모씨. 네모씨는 더 이상 뭘 해도 행복하지 않았다. 원래 좋아하는 일을 못하게 하면 더더욱 하고 싶어 하기 마련인데. 결국 네모씨는 행복해지기 위해 큰 결단을 내리게 된다. 과연 네모씨가 내린 결단은 뭘까?
동전크기만 한 문제는 바로 머리에 생긴 탈모였다. 이 문제가 신경 쓰였던 네모씨는 병원을 찾아갔다. 병원의 의사 선생님은 아주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라고 하시면서 네모씨에게 여러 가지 처방을 내린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요?” 네모씨는 이 작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건 뭐든 다하려고 했었다.
“일단 통풍이 중요하니 모자부터 벗으세요.” 머리의 구멍이 부끄러웠던 네모씨는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모자를 벗어야 했다. 이 외에도 무리한 운동을 하면 안 됐고,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면 안 됐고, 맥주도 마시면 안 됐다. 키우던 강아지와도 떨어져 지내야 했었다. 검은콩 외에 검은색으로 된 걸 먹으면 좋다고 했지만 커피나 초콜릿은 먹으면 안 됐다. 안 되는 게 참 많았다. 약은 하루에 3번, 식후 30분 복용하고 연고는 2시간에 한번 바르고 침을 일주일에 두 번 맞으러 가야 했다. 수영강사였던 네모씨는 수강생들의 키득거리는 웃음소리를 들어야 했고, 아이들의 놀림에도 참아야 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건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됩니다”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
그러나 출근할 때 항상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고, 주말마다 등산했던 네모씨는 자전거와 등산을 반납해야 했고, 당분간 뜨거운 물로 하는 목욕도 안녕이었다. 키우던 강아지인 자니윤과도 잠시 이별이었다. 그래서인지 재미있는 개그프로를 봐도 더 이상 재밌지 않았고, 행복하지 않았다.
네모씨는 뜨거운 물로 목욕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냥 들어가서 몸을 담그고 싶었다. 오랜만에 몸을 담그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결국 네모씨는 큰 결심을 내렸다. 이 작고 중요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네모씨가 아예 머리를 다 밀어버린 것.
머리를 다 밀어버리고 네모씨는 시원한 맥주가 절로 생각이 났고 웃음을 지었다. 달리기, 자전거, 커피까지.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할 생각에 마음이 행복해졌다. 네모씨는 그렇게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누구나 크기가 작건 크건 개개인의 중요한 문제를 겪게 된다. 그리고 그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행동들에 제약을 받기도 하면서 행복감이 많이 없어지기도 한다. 이 책의 내용처럼 말이다. 나 또한 이런 경험이 있다.
먹는 걸 너무나 좋아해서 살이 많이 쩠었던 나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살을 조금 빼야겠다고 결심을 했는데 먹는 걸 너무 좋아하는 내게 먹는 걸 포기해야 한다는 건 참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먹고 싶은데 먹지 못해서 오는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타인에게 짜증과 분노로 표출되었고, 그들은 내게 영문 모를 피해를 받아야 했었다. 살을 빼는 것도 중요했지만, 나와 주변인들이 서로 불행하다면 소용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빼지 않고, 천천히 빼기로 생각을 바꿨다. 먹고 싶을 땐 양껏 먹었다. 그리고 그만큼 많이 움직여봤다. 점점 살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졌다. 그리고 살도 더 잘 빠졌다.
이 책을 보면서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문제를 키우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수 있었다. 그동안은 너무나 당연해서 행복한 건지 아닌지 몰랐던 것들에 대해서도 다시금 돌아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