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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e Apr 28. 2023

국가별 파빌리온 프로젝트

[전시리뷰] 2023 광주비엔날레 (2)

전시는 이전글에서 소개한 본 전시 이외에도 네델란드, 스위스, 캐나다 등 9개 국가의 문화예술기관들이 참여하여 국가별 파빌리온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동시대 미술의 보고현장인 파빌리온 몇 곳을 소개하겠습니다. 



파빌리온 프로젝트

제 14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에는 총 9개 국가가 참여하고, 광주 전역 11개의 협력기관에서 펼쳐졌다. 국가관들은 큐레이터를 선임하여, 각 나라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동시대 주요화제인 기후, 소수민족, 전통 등의 문제를 아우른다. 

- 참여국가: 네델란드, 스위스,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이탈리아, 캐나다, 폴란드, 프랑스
- 전시장소: 광주시립미술관, 이이남스튜디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동곡미술관, 은암미술관, 이강하미술관, 양림미술관, 갤러리포도나무, 10년후 그라운드, 양림쌀롱


네덜란드 파빌리온(광주시립미술관)에는 ‘세대간 기후범죄 재판소(CICC)’가 설치되어 전시 기간내 세 번의 ‘공판 퍼포먼스’를 보인다. CICC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생태계를 파괴해 온 (혹은 파괴할) 국가와 기업이 저지른 기후 범죄를 기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재판소이다. CICC의 첫번째 재판은 암스테르담에서 열렸다. 이 재판에서 네델란드 정부와 유니레버(Unilever), 아이엔지(ING), 에어버스(Airbus)와 같은 네델란드에 초국적 기업이 저지른 행위를 기후범죄 혐의로 기소한 바 있는데, 이번 광주비엔날레 기간동안 CICC는 <멸종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군사 작전을 통해서만 가능했던 자본주의와 식민주의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 전시장은 모래주머니, 석유배럴, 철조망 등의 군사전선과 식민시대부터 지금까지 멸종한 동물 종들의 이미지를 융합한 몰입형 설치작업과 함께 CICC 재판소가 자리하고 있다. [그림19]

[그림19-a~d] 네델란드 파빌리온, <멸종전쟁>, 기획: 조주현, 작가: 요나스 스탈, 라다 드수자, 광주시립미술관 © 디아로그

   

<신화, 현실이 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캐나다 파빌리온(이강하 미술관)에는 캐나다 킨가이트(Kinngait) 지역의 30여명 작가들이 참여하여, 90점 이상의 드로잉과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들은 이누이트(Innuit, ‘사람’이라는 뜻) 민족으로 북극해 연안에 사는 사람들로 흔히 에스키모(날고기를 먹는 사람들)라고 불리는 소수 민족이다. 허프만 큐레이터는 유럽인들에 의해 땅을 빼앗기고 핍박 받았던 과거의 경험이 마치 광주와 비슷하며, 그러면서도 자신의 권리를 쟁취한 공통의 민주주의 역사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 전시는 해초먹는 토끼, 곰, 고래 등이 인간과 어떻게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신화적 상상을 자극한다. [그림20]

[그림20-a~e] 캐나다 파빌리온, <신화, 현실이 되다>, 기획: 윌리엄 허프만, 이선, 이강하미술관 © 디아로그


이스라엘 파빌리온(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은 기술의 변화로 새로운 시대가 예고되는 현 시점에서 <불규칙한 사물>을 주제로 사물의 본질과 우리의 관계를 탐구한다. 전시에 참여한 13명의 이스라엘 작가는 사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물의 등장이 가능한지, 독특한 사물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의 질문을 영상, 오브제 및 설치작품으로 보여준다. [그림21]

[그림21-a~d] 이스라엘 파빌리온, <불규칙한 사물들>, 기획: 우디 에델만,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 디아로그


스위스 파빌리온(이이남 스튜디오)는 한국과 스위스 출신 젊은 사진작가 8명의 작품 50여점을 전시했다. 도시 환경과 인식, 디지털 전환, 이에 따른 사회적 변화 등 다양한 예술적 관점을 제공한다. [그림22]

       

[그림22-a~d] 스위스 파빌리온, <Spaceless>, 기획: 천경우, 이이남스튜디오 © 디아로그

폴란드 파빌리온은 5월 5~7일 양림동에 있는 10년후그라운드와 양림쌀롱에서 '포스트 아트'라는 용어를 도입한 예술 평론가인 예지 루드빈스키(Jerzy Ludwiński)와 연관된 ‘포스트 아티스틱 어셈블리’(Postartistic Assembly)를 주제의 공공 프로그램을 예정한다. 이와 함께 전시기간 동안 양림동 갤러리포도나무에서 우크라이나와 연대 및 지지를 위해 우크라이나 프리필르머스(Freefilmers)의 작품을 상영한다. 

이 외에도 작가가 직접 수조에 들어가 잠수 퍼포먼스를 펼쳐 놀라게 했던 이탈리아 파빌리온(동곡미술관)의 <잠든 물은 무엇을 꿈꾸는가?>, 중국 문명에 가장 깊은 영향을 미친 대나무를 소재로 전통과 현대를 다루는 중국 파빌리온(은암미술관), 전쟁 중임에도 참여하여 현대영화를 상영하는 우크라이나 파빌리온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프랑스 파빌리온(양림미술관)이 있다.    



광주비엔날레는 국내 최대 규모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중요한 미술행사이다. 특히 우리나라 근현대 역사에서 장소적으로 의미를 가지는 광주라는 지역에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사회, 정치, 예술적 화두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번 광주 방문에서는 특히 국가별 파빌리온 방문과 함께 광주 전역에 있는 중요 문화거점들을 방문할 수 있었다. 역사적 장소를(구. 국군광주병원, 전일빌딩 등) 활용했던 기존과 대비적으로 현재 광주가 만들어 가고 있는 문화적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비엔날레 기간은 7월 9일까지로 여유 있어 주말에 방문하여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살펴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가 이야기하듯 단단하고 오래된 갈등과 오해 사이를 유연하고 부드러운 흐르는 물처럼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공존할 수 있는 연대가 현실화되길 바란다. 


(위 글은 한국구조물진단학회에 제출했던 컬럼 편집본입니다.)


제 14회 광주비엔날레

- 전시명: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 (soft and weak like water)

- 전시기간: 2023.04.07 ~ 2023.07.09

- 전시장소: 광주비엔날레 전시장(광주 북구 비엔날레로 111) 등 광주 전역

※ 디아로그에서 ‘비엔날레 사전스터디’를 준비했습니다.

    ▶ 광주비엔날레 방문예정이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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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혜 (b. 1981)

레겐스부르크대학교(독일)와 홍익대학교에서 미술사, 디지털미디어디자인을 전공했다. 미술, 미디어, 건축, 디자인 등을 다루며, 삶과 죽음, 아름다움과 추함 등 작품을 대립시켜 구성하는 표현 방법에 대해서도 꾸준히 선례중심의 연구를 한다.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에서 큐레이터로 근무했고, 현재는 미술품 자산관리 전문업체 디아로그 대표로 미술관련 컨설팅, 연구 및 미술서클 등을 운영하고 있다. 

liebecho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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