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낭에게 띄우는 변명
2023.12.8 나의 반려묘 낭낭이 숨을 거둔 날.
죽음과 삶은 이렇게나 가까운 것이었던가.
당연히 살아있을거라고 믿고,
단지 사나흘을 비웠을 뿐인데
나를 기다리지 못한 낭낭은
우리가 오기 딱 하루 전, 이 차가운 세상을 떠났다.
지금이 아니면 어려울 것 같아
'행사가 많아 돈 벌기회가 많은 때인데 다른 때는 안되냐' 하는 동생의 원망도 제치고
그렇게 복작대며 떠난 가족 여행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없었던 차가운 집에서 처음 불안을 느꼈을 낭낭이가
아, 이제는 누나가 돌아오지 않는 건가 하는 마음에 숨을 거두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혹은, 이전처럼 갑자기 숨을 쉬기 어려워 진 가쁜 때에
옆에 아무도 없어서,
심폐소생을 해줄 엄마도 나도 없어서
그냥 그만, 그렇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마지막 순간에 함께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알 수가 없다.
다만 다음날 밥을 주러 온 지인이
이미 무지개 다리를 건넌 낭낭을 발견 했을 뿐이다.
당연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었는데.
삶이 그렇게 내 생각만치 당연한 것은 아니었구나.
늘 맘대로 쓰고 있는 것이라서
너에게도 당연할 줄 알았다.
아니었구나,
네가 온 몸으로 몰아쉬던 그 숨은
꺼져가는 생명의 불씨를 외롭고 힘겹게
되살리는 가쁜 바람이었구나.
아무렇게나 살아지는대로 숨쉬고 있는 나는
그것을 몰랐구나...
낭낭아, 누나는 이렇게 금방 돌아왔는데
하루만 더 기다리지 하루만 ...
후회가 날 기다리는 법은
여전히 절대로 없다.
아차, 하는 때에
할 수 있던 일은
할걸 그랬지가 된다.
알면서, 알면서 또 그랬다.
낭랑아. 누나 변명 다 듣지 말어.
누나가 미안해.
또 편지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