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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알라 Christina Aug 08. 2024

부모님의 사랑

인사 잘하기로 유명했던 동네 꼬마

집에 카메라 삼각대를 찾으러 갔다가 책상 한편에 있던 어릴 적 앨범을 발견했다.


유난히 눈이 오던 날을 좋아했던 나.

눈이 오던 날이면 엄마아빠 양손을 잡고 눈썰매 타고 골목길을 굽이굽이 누볐던 기억이 떠오른다.


여러 가족들이 함께 봉고차타고 놀러 가던 날
고등학교 때 캐리비안베이 갔던 날

주말이 되면 아버지 친구분들 패밀리와 함께 여럿이 봉고차 타고 여행을 자주 갔었는데... 아마도 이날은 차 안에서 신나게 노래를 불렀던 거 같다. 흐뭇하게 활짝 웃고 있는 젊은 날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수수한 모습에 므흣하다.ㅋㅋㅋㅋㅋㅋ


어릴 적 우리 집을 떠올리면 부모님과 하루의 일과를 이야기하며 왁자찌껄 하하하하하하 호호호 웃었던 기억들이 가득 떠오른다.


평상시에는 다정 다감한 부모님이셨지만 예의범절에 어긋난 행동을 했을 때는  눈물이 날 정도로 엄하게 혼내셨다.


그래서였을까? 동네에서 인사 잘하기로 유명한 꼬마대장이었던 삐알라ㅋㅋㅋㅋㅋㅋㅋㅋ

동네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던 핵인싸걸


어릴 적 우리 가족은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의 반지하 단칸방에 새들어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살았다.

중학생이 되던 해에 반지하방에서 2층 상가건물로 이사를 갔고 생애 첫 내방을 갖게 되었다.


맞벌이 부부셨던 어머니께서 출근하시기 전에 늘 맛난 음식을 만들어 주시곤 했는데 찐 ENFJ인 나는 우리 집에 친구들을 가득 불러서 함께 밥도 먹고 숙제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세상 신나게 보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부르면 단칸방에 옹기종기 모여준 친구들도 대단했고 한점 부끄럼 없이 당당하게 집으로 초대했던 내 용기도 대단했다. 사실 그때 우리 집은 화장실도 외부에 따로 있었고 샤워실도 없는 ㅋㅋㅋㅋ

1988 덕선이네가 살던 집과 비슷했었다.


무남독녀 외동딸이었지만  친구 같이 다정다감했던 부모님과 함께 동거동락한 강아지 꼬맹이 덕분에 외로울 틈은 없었던 거 같다.

나의 첫 강아지이자 16년을 동거동락한 나의 유일한 동생 꼬맹이
백번을 나갔다 들어와도 신나게 반겨주던 나의 강아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유년 시절은 부모님의 사랑과 웃음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아마도 나의 초긍정 에너지는 부모님께 물려받은 최고의 선물인 듯하다.



부모님으로부터 공부하라고 잔소리 들은 적도 없었고 대신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꿈을 이룰 수 있기를 곁에서 응원해 주셨다.



우리처럼 함께 새들어 살던 가족들이 여럿 있었는데

이웃들끼리 친해서 함께 여행도 가고 횟집 하시던 셋째 집 아저씨가 오시면 마당에 모여 회한 가득 먹으며 밤새도록 수다 떨기에 바빴다.


어린이날에도 일하셨던 부모님을 대신하여 이웃 아줌마들이 도시락을 싸주시고 오빠 언니들이 나를 데리고 어린이 대공원도 가고 동물원도 갔었다.



어쩌면 이리도 축복받은 소중한 인연들이 있었을까?

지금은 연락이 닿지 않지만 감사의 마음 꼭! 전하고 싶다.


어떤 순간에도 늘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시고 꿈을 지지해 주셨던 부모님.

나도 먼 훗날 내 자식들에게 그런 부모가 될 수 있을까?


"감사할 줄을 모르고

지나온 경우가 참으로 많다.

부모이기에 자식들에게 베풀어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세월이 흘러 자신이 부모가 되어 나름 인생의

파고를 겪다 보면, 그제야 부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뒤늦게 깨닫게 된다.

부모님과 좀 더 많은 대화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걸 후회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 박남석 작가님의《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중에서


"감사합니다. 나의 소중한 우리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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