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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북경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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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느리 Aug 23. 2023

첫날


우리가 살게 된 집 앞에는 이렇게 장미가 심어져 있다. 장미가 빙 둘러 피어있는 정원 있는 집에 살고 싶다는 어릴 적 꿈이 이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살아가야 할 이 도시를 사랑하자.



아직은 짐이 안 와서 썰렁한 우리 집도 우리 가족에겐 벌써 "우리 집"이 되었다. 도착 첫날부터 쓸고 닦고 정리하며 우리 집에 나의 손길을 더해본다.


사방에 창이 있어 해가 잘 들어오는 이 남서향 아파트는 파란 하늘과 우거진 나무 숲, 근사한 석양을 선사한다.



이틑 날 아침, 안방 창문 밖 푸름과 새소리가 좋아 사진을 찍으려는데 귀여운 방해꾼이 등장했다.


"이 방 내 방 할래." 하며 우리 부부의 방을 노리던 션. 안 쪽에 큼지막한 방 두 개가 다 자기 방이 될 거라는 소리에 결국 함박웃음을 짓는다.



소박하고 풍성한 식사시간, 두리안은 듣던 것과 달리 천상의 맛은 아니었다.


북경에 온 지 이틀, 이제 집과 마트는 벌써 익숙해졌다. 북경은 예상과 달리 하늘이 청명하고, 중국인들은 우리 이방인들에게 참으로 상냥하다.


우리 가족은 잘 먹고 잠도 푹 잔다. 그거면 일단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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