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CS Nov 14. 2022

‘나 찾아 보라’는 식의  의견 표현법이 더 많아

[035] 의견을 나타내는 방법


8. 다음은 동양 역사가들의 견해이다. <보기>를 바탕으로 (가), (나)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ㄱ. 대부분 옛일의 성패를 논하기 좋아하고 그 일의 진위를 자세히 살피지 않는다. 하지만 진위를 분명히 한 후에야 성패가 어긋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역사 서술의 근원인 자료를 바로잡고 깨끗이 한다는 뜻이다.

ㄴ. 고금의 흥망은 현실의 객관적 형세인 시세의 흐름에 따르는 것이며, 사림(士林)의 재주와 덕행으로 말미암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천하의 일은 시세가 제일 중요하고, 행복과 불행이 다음이며, 옳고 그름의 구분은 마지막이라고 하는 것이다.

ㄷ. 도(道)의 본체는 경서에 있지만 그것의 큰 쓰임은 역사서에 담겨 있다. 역사란 선을 높이고 악을 낮추며 선을 권면하고 악을 징계하는 것이다.   


① ㄱ의 관점에 따르면, 『신어』에 제시된 진의 멸망 원인에 대한 지적은 관련 내용의 진위에 대한 명확한 판별 이후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겠군.

② ㄱ의 관점에 따르면, 『고려사』 편찬 과정에서 고려의 용어를 고쳐 쓰자고 한 의견은 역사 서술의 근원인 자료를 바로잡고 깨끗이 하자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군.

③ ㄴ의 관점에 따르면, 『치평요람』에 서술된 국가의 흥망은 그 원인이 인물들의 능력보다는 객관적 형세인 시세의 흐름에 있다고 보아야겠군.

④ ㄷ의 관점에 따르면, 『신어』에 제시된 진에 대한 비판은 악을 낮추고 징계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군.

⑤ ㄷ의 관점에 따르면, 『치평요람』 편찬과 관련한 세종의 생각에서 학문의 근본은 도의 본체에, 현실에서 학문의 구현은 도의 큰 쓰임에 대응하겠군.     


[이것만은 … ]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자기의 의견이나 생각. (       )

*성공과 실패를 아울러 이르는 말. (       )

*참과 거짓 또는 진짜와 가짜를 통틀어 이르는 말. (       )

*사건이나 생각 따위를 차례대로 말하거나 적음. (       )

*예전과 지금을 아울러 이르는 말. (       )

*세계나 자연 따위가 주관의 작용과는 독립하여 존재한다고 생각되는 것. (       )

*일이 되어 가는 형편. (       )

*그 당시의 형세나 세상의 형편. (        )

*유학을 신봉하는 무리. (        )

*어질고 너그러운 행실. (        )

*어떤 현상이나 사물 따위가 원인이나 이유가 되다. (        )

*근본이 되는 본디의 바탕. (        )

*옛 성현들이 유교의 사상과 교리를 써 놓은 책. (         )

*알아듣도록 권하고 격려하여 힘쓰게 함. (        )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을 판단하여 구별함. 또는 그런 구별. (        )

*여러 가지 자료를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책을 만듦. (        )

*어떤 내용이 구체적인 사실로 나타나게 함. (        )   


견해 . 후에야 을 수 있다 . 중요 

‘견해(見解)’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자기의 의견이나 생각이다. 따라서 <보기>에 나타난 ‘견해’는 주장이나 의견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주장, 의견은 다양한 형식으로 언급되기 때문에 읽으면서 그것이 주장, 의견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주장, 의견임을 파악하는 것은 논증 분석의 시작이기 때문에 그 훈련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A 후에(야) Bㄹ 수 있다’는 문장이 주장, 의견을 말하는데 그렇게 느껴지는가? 이 문장은 A가 B이기 위한 조건임을 나타낸다. 조건을 살피면 주장, 의견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크게 다음의 표와 같다.

                    

A면 좋다. = A하자.

A면 나쁘다. = A하지 말자.

A지 않으면 좋다. = A하지 말자.

A지 않으면 나쁘다. = A하자.


ㄱ에서 ‘진위를 분명히 한 후에야 성패(성공과 실패)가 어긋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즉 진위를 분명히 하면, 성패가 어긋나지 않는 좋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다음과 깉이 진위를 분명히 하자는 주장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A는 B가 중요하다’는 문장은 A를 B가 결정함을 주장하고 있는 문장이다. ㄴ에서 ‘천하의 일은 시세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은 ‘시세’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천하의 일’이 ‘시세’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뒤이어 ‘행복과 불행이 다음이며, 옳고 그름의 구분은 마지막’이라고 하였다. 이를 종합하면 ‘시세’, ‘행복과 불행’, ‘옳고 그름’ 모두 필요한데 다음과 같은 크기 순서가 있다는 것이다.    

 

시세 > 행복과 불행 > 옳고 그름     


그렇다면 세 항목의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시세가 가장 가치 있고, 행복과 불행이 그 다음의 가치가 있으며, 옳고 그름은 가치가 있으나 제일 낮다는 것이다. 가치를 따지는 것, 즉 가치 판단도 의견임을 알고 읽어야 하는 내용이다.

 

. 고금의 흥망은 현실의 객관적 형세인 시세의 흐름에 따르는 것이며, 사림(士林)의 재주와 덕행으로 말미암은 것은 아니었다. . 역사란 선을 높이고 악을 낮추며 선을 권면하고 악을 징계하는 것이다.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며 읽어야 하나, 사실에 관한 새로운 것을 주장하는 경우 사실이 의견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언뜻 보면 사실을 말하는 것 같지만 의견을 말하는 문장이 있는 것이다.

ㄴ에서 ‘A는 B에 따르다(말미암다)’는 문장은 A가 결과, B가 원인임을 나타낸다. 따라서 ㄴ은 ‘고금의 흥망’의 원인으로 ‘시세의 흐름’과 ‘사림의 재주와 흥망’을 말하고 있다 하겠다. 이 둘은 사실을 말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둘을 ‘고금의 흥망은 시세의 흐름 때문이다’, ‘고금의 흥망은 사림의 재주와 흥망 때문이다’는 의견으로 봐도 좋다.

그런데 ‘A이고 B가 아니다’라는 문장 구조인 것으로 보아, ㄴ에서 두 주장은 반대 관계에 있다. ‘사림(士林)’은 유학을 신봉하는 사람(집단)이다. 그렇다면 ‘시세의 흐름’은 사람(집단)의 힘과는 다른 힘, 예컨대 하늘이 정해 놓은 이치나 역사 발달 과정의 흐름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ㄴ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어떤 사람은 고금의 흥망이 유학자들 때문이라는 의견을 갖고 있는데, ㄴ은 그 의견에 반대하는 의견을 말한 것이다.

한편 <철수 쌤의 슬기로운 국어공부II>에서 개념의 정의판정 기준이 된다고 했다. 이를 확대하면 정의한 문장도 주장일 수 있다는 뜻이다. 한때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다’는 광고 문구가 유행한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구라 알고 있는 침대를 과학이라 새로 정의한 것이다. 이러한 정의를 설득적 정의라 하는데, 이는 침대에 관한 새로운 의견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광고 당시에 그 침대가 엄청나게 팔렸고, 한 초등학교에서는 ‘다음 중 가구에 속하지 않는 것은?’이라는 물음에 침대를 썼다가 틀린 학생이 선생님께 이의를 제기했다는 얘기가 들렸다. 이들 얘기는 설득적 정의가 남을 움직이게 하거나 생각을 바꾸는 데 엄청난 힘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ㄷ에서 ‘역사란 선을 높이고 악을 낮추며 선을 권면하고 악을 징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흔히 역사는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을 의미한다. 그와 달리 ㄷ에서는 역사를 권선징악(勸善懲惡)을 위한 것이라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설득적 정의가 흔한데, 이를 하나의 주장, 의견으로 생각하고 이해를 하면 글 읽기에 도움이 될 때가 많다.   

  

① …져야 하 … ② …고 한 의견은 자는 것… ③ …보다는 ④ …에 대한 비판은 는 것… ⑤ …의 생각

‘관점(觀點)’이란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할 때, 그 사람이 보고 생각하는 태도나 방향 또는 처지를 말한다. 그 관점은 판단의 기준이 된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히 설명하겠고, 여기에서는 의견을 파악하는 방법에 대해 좀더 설명하도록 하겠다.

앞에서 ‘A는 B-아야/-라야/-어야/-여야 한다’고 하면 B가 A이기 위한 조건을 뜻한다고 했다. B가 있으면 A이고, 없으면 A가 아니라는 것이다. ①에서 ‘진의 멸망 원인에 대한 지적은 관련 내용의 진위에 대한 명확한 판별 이후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는 관련 내용의 진위에 대한 명확한 판별 이후에 진의 멸망 원인에 대한 지적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인데, 결국 진위 판별이 없으면 지적을 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이 의견을 파악할 때는 시간의 순서를 고려하는 국어 능력이 필요하고 다음과 같은 판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②에서 ‘고려의 용어를 고쳐 쓰자고 한 의견은 … 자료를 바로잡고 깨끗이 하자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의견을 풀이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행동을 함께하자는 뜻을 나타내는 청유형 종결 어미인 ‘-자’로 끝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의 용어를 고쳐 쓰자’가 무슨 말인지를 알고 있는 것은 국어 능력이 아니고 역사 지식이다. 그래서 출제 선생님은 지문에 이 말과 관련한 구절을 다음과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고려의 용어들을 그대로 싣자는 주장과 유교적 사대주의에 따른 명분에 맞추어 고쳐 쓰자는 주장이 맞서는     


이 내용을 보면 ‘고려의 용어들을 그대로 싣자는 주장’은 ‘유교적 사대주의에 따른 명분에 맞추어 고쳐 쓰자는 주장’과 반대 관계에 있다. ‘사대주의’가 주체성이 없이 세력이 강한 나라나 사람을 받들어 섬기는 태도를, ‘명분’이 각각의 이름이나 신분에 따라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로서, 군신, 부자, 부부 등 구별된 사이에 서로가 지켜야 할 도덕상의 일을 이른다는 것은 고등학생으로서 알고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고려의 용어들을 그대로 싣자는 주장을 추리해 보면, 고려의 주체성을 중시하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③에서 ‘그 원인이 인물들의 능력보다는 객관적 형세인 시세의 흐름에 있다’는 것에도 상반된 의견이 있음을 눈치채야 한다. ‘A보다 B’A와 B가 반대 관계에 있음을 나타낸다. ‘인물들의 능력’을 주장하는 것과 ‘시세의 흐름’을 주장하는 것이 맞서 있는 것이다.



 그 주장들 중에 ‘『치평요람』에 서술된 국가의 흥망’은 ‘시세의 흐름’이 원인임을 ③에서는 말하고 있다.

④에서 ‘진에 대한 비판’이라 했으므로, 진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비판(批判)은 현상이나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는 것을 말하는데, 특히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을 말할 때 사용된다. ④에서는 그것을 ‘악을 낮추고 징계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는 주장 속에 담겨 있는 전제에 대한 파악인데, 이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설명하겠다.

⑤에서는 ‘세종의 생각’에 ‘학문의 근본’과 ‘현실에서 학문의 구현’에 관한 내용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각각 ‘도의 본체’에, ‘도의 큰 쓰임’에 ‘대응’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문장은 수학에서의 비례식 표현법을 응용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하며 이해하면 좋다.     


학문의 근본:도의 본체=현실에서 학문의 구현:도의 큰 쓰임

     

아니면 <철수 쌤의 슬기로운 국어공부III>에서 배운 바와 같이 계층 구조로 분석해도 좋다.  

   


글 속에는 ‘내가 의견이다’고 직접 드러낸 문장보다 ‘나 찾아 보라’는 식의 간접적 방식으로 의견을 말한 문장이 더 많다. 그것을 찾아내는 것은 논증 분석에 아주 중요하므로 훈련을 통해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이것만은 … ]의 정답

견해(見解), 성패(成敗), 진위(眞僞), 서술(敍述), 고금(古今), 객관적(客觀的), 형세(形勢), 시세(時勢), 사림(士林), 덕행(德行), 말미암다, 본체(本體), 경서(經書), 권면(勸勉), 판별(判別), 편찬(編纂), 구현(具現)

작가의 이전글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했지? 네 의견을 보여주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