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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S Nov 15. 2022

사상의 공통점 파악?  추상화‧구체화 능력이 필요해

[037] 사상의 공통점


한(漢) 초기 사상가들의 과제는 진의 멸망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기초한 안정적 통치 방안을 제시하며, 힘의 지배를 숭상하던 당시 지배 세력의 태도를 극복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과제에 부응한 대표적 사상가는 육가(陸賈)였다.(중략)

그는 진의 단명 원인을 가혹한 형벌의 남용, 법률에만 의거한 통치, 군주의 교만과 사치, 그리고 현명하지 못한 인재 등용 등으로 지적하고, 진의 사상 통제가 낳은 폐해를 거론하며 한 고조에게 지식과 학문이 중요함을 설득하고자 하였다. … 그는 … 유교 이념과 현실 정치의 결합을 시도하였다.

 집현전 학자들은 원(元)까지의 중국 역사와 고려까지의 우리 역사를 정리하였다. … 또한 올바른 정치의 여부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다하고 천명이 옮겨 간다는 내용을 드러내고자 기존 역사서와 달리 국가 간 전쟁과 외교 문제, 국가 말기의 혼란과 새 국가 초기의 혼란 수습 등을 부각하였다.

이러한 편찬 방식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거울삼아 국가를 잘 운영하겠다는 목적 이외에 새 국가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전제된 것이었다. … 유교적 시각에서 고려 정치를 바라보며 불교 사상의 폐단을 비롯한 문제점들을 다각도로 드러냈고, 이를 통해 유교적 사회로의 변화를 주장하였다.


7. 윗글에서 ‘육가’와 ‘집현전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드러내고자 한 내용에 해당하는 것만을 다음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     


ㄱ. 옛 국가의 역사를 거울삼아 새 국가를 안정적으로 통치하도록 한다.

ㄴ. 옛 국가의 멸망 원인은 잘못된 정치 운영에 있지 않고 새 국가로 천명이 옮겨 온 것에 있다.

ㄷ. 옛 국가에서 드러난 사상적 공백을 채우기 위해 새 국가의 군주는 유교에 따라 통치하도록 한다     


[이것만은 … ]

*높여 소중히 여김. (        )

*이기어 도로 회복함. 또는 본디의 형편으로 돌아감. 정도(正道)로 돌아감. 또는 그것으로 돌아가게 함. (         )

*어떤 요구나 기대 따위에 좇아서 응함. (         )

*일정한 기준이나 한도를 넘어서 함부로 씀. (         )

*세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 (          )

*꼭 집어서 가리킴. 허물 따위를 드러내어 폭로함. (         )

*일정한 방침이나 목적에 따라 행위를 제한하거나 제약함. (         )

* 타고난 수명. 타고난 운명. 하늘의 명령. (         )

*어수선한 사태를 거두어 바로잡음. 어지러운 마음을 가라앉히어 바로잡음. (        )

*아무것도 없이 비어 있음. (         )


를 극복등으로 지적가 낳은 폐해의 폐단을 비롯한 문제점들

철수 쌤은 앞에서 어휘의 만 생각지 않고 그것이 주는 어감을 고려해 내용을 이해하는 버릇이 있다고 하며 학생들에게도 그 버릇을 들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문에 사용된 ‘극복’은 克復(이기어 도로 회복함. 또는 본디의 형편으로 돌아감. 정도(正道)로 돌아감. 또는 그것으로 돌아가게 함.), 克服(악조건이나 고생 따위를 이겨 냄. 적을 이기어 굴복시킴) 등 한자에 따라 뜻이 다르다. 지문에서는 그 대상이 ‘힘의 지배를 숭상하던 당시 지배 세력의 태도’이므로 克復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육가’는 ‘진’의 지배 세력이 갖고 있는 태도를 부정적으로 판단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지문에서 말한 ‘가혹한 … 남용’, ‘…에만 의거한’, ‘교만과 사치’, ‘현명하지 못한’ 등의 어휘는 그 자체로 부정적인 가치를 담고 있다. 그런데 거기에 ‘들다, 제시하다, 설명하다’라고 하며 중립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을 굳이 ‘지적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허물 따위를 드러내어 폭로하는 듯한 어감을 줌으로써 부정적 판단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지문에는 ‘폐해’, ‘폐단’ 등의 어휘를 통해 육가가 ‘진의 사상 통제’와 ‘불교 사상’에 대한 부정적으로 평가을 말하고 있다.

이렇게 어휘의 의미 못지 않게 어감을 통해 글을 읽는 것도 중요한 국어 능력이다.     


진의 멸망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기초한 안정적 통치 방안을 제시하며, 힘의 지배를 숭상하던 당시 지배 세력의 태도를 극복불교 사상의 폐단을 비롯한 문제점들를 통해 유교적 사회로의 변화를 주장

철수 쌤이 살아가면서 새겨두는 말 중에 ‘타산지석(他山之石)’과 ‘반면교사(反面敎師)’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둘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잘못된 것을 보고 깨달음을 얻으라는 것이다. 물론 ‘귀감(龜鑑)’이라 하여 모범이 되는 것을 본받는 것도 새겨두기는 하지만, 그보다 두 성어를 더 염두에 둔다. 그런데 이는 철수 쌤만 그런 것이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좋은 결과보다 나쁜 결과가 사람들에게는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리라.

지문에서 설명한 ‘육가’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데 ‘진의 멸망 원인’, ‘진의 단명 원인’을 들고 있다. ‘멸망’이나 ‘단명’과 같은 잘못된 일을 통해 좋은 방법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가혹한 형벌의 남용, 법률에만 의거한 통치, 군주의 교만과 사치, 그리고 현명하지 못한 인재 등용 등’은 구체적인 사례로, 이를 묶으면 다음과 같이 ‘힘의 지배를 숭상하던 … 지배 세력의 태도’일 것이다.



이렇게 귀납적으로 일반화한 전제를 가지고 다음과 같은 연역 논리를 편 것이 육가이다.  



 또한 육가는 다음과 같은 연역 논리도 펼치고 있다.     



집현전 학자들도 같은 방식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추론 방식을 후건 부정식 연역법이라 한다. 결국 어떤 대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그와 반대되는 것을 주장하는 방식은 후건 부정식 연역법과 관련 있다. 물론 ‘지식과 학문이 중요하다.’가 ‘사상 통제를 하지 말아야 한다.’와 같고, ‘유교적 사회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가 ‘불교 사상의 폐단을 없애야 한다.’와 같은 이유를 알려면 또 다른 유형의 연역 추론을 이해해야 한다. 이는 매우 중요한 추론 방식이라 추후 자세히 설명하겠다.     


윗글에서 육가집현전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드러내고자 한 내용

<철수 쌤의 슬기로운 국어공부III>에서 대상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하는 비교‧대조의 국어 능력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대상들이 사람이라면 비교‧대조는 그들이 갖고 있는 생각, 의견, 사상 등일 것이다. 문제에서 ‘‘육가’와 ‘집현전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드러내고자 한 내용’이라 했는데, 이는 그들이 갖고 있는 생각, 의견, 사상 중 서로 같은 것을 찾아 보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국어 능력은 추상화‧구체화 능력이다.



만약 E, F가 B에 포함될 수 없는 것이라면 C, D는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C, D는 A와 같은 부류에 묶을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각각의 사람의 생각, 의견, 사상을 구체적인 사례로 보고 추상화하는 국어 능력은 사상의 공통점 파악에 매우 중요하니 훈련을 통해 다듬어야 할 것이다.


. 옛 국가의 역사를 거울삼아 새 국가를 안정적으로 통치하도록 한다.

‘A아/어 B도록 하다’라는 문장 구조는 A가 방법, B가 목표 또는 결과임을 드러낸다. 예컨대 ‘그는 총을 쏘아 꿩을 잡도록 하다’고 하면 ‘총을 쏘는’ 것이 ‘꿩을 잡는’ 목표의 방법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보기>의 ㄱ에서도 ‘옛 국가의 역사를 거울삼’는 것이 방법이고, ‘새 국가를 안정적으로 통치하’는 것이 목표임을 말하고 있다.

지문에서 ‘육가’는 ‘진의 멸망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기초한 안정적 통치 방안을 제시’한 대표적인 사상가이다. 이는 ‘진의 멸망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기초한 … 방안을 제시’한 것이 ‘안정적 통치’라는 목표를 위한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진의 멸망 원인’은 ‘옛 국가의 역사’의 사례이므로, ‘육가’는 ㄱ의 내용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집현전 학자’는 ‘국가의 흥망성쇠를 거울삼아 국가를 잘 운영하겠다는 목적’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때 ‘국가의 흥망성쇠’는 ‘옛 국가의 역사’의 사례이고, ‘국가를 잘 운영하겠다는 목적’은 ‘새 국가를 안정적으로 통치하’는 것과 같은 말이므로, 집현전 학자 또한 ㄱ의 내용을 드러내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을 벤다이어그램으로 이해하면 다음과 같다.



‘진의 멸망 …에 기초한’과 ‘국가의 흥망성쇠를 거울삼’는 것은 모두 ‘옛 국가의 역사람을 거울삼’는 것으로 추상화할 수 있고, ‘안정적 통치 방안을 제시함’과 ‘국가를 잘 운영함’은 ‘새 국가를 안정적으로 통치함’으로 추상화할 수 있다. 따라서 ㄱ은 육가와 집현전 학자의 공통된 견해라 할 수 있다.  

   

. 옛 국가의 멸망 원인은 잘못된 정치 운영에 있지 않고 새 국가로 천명이 옮겨 온 것에 있다.

‘A지 않고 B’라는 문장 구조에서 A와 B는 반대 관계로 이해하면 좋다. 따라서 ㄴ에서 ‘잘못된 정치 운영’과 ‘새 국가로 천명이 옮겨 온 것’은 반대 관계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천명(天命)’이란 타고난 운명 또는 하늘의 명령으로, 인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잘못된 정치 운영’은 인간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ㄴ은 인간 행위가 아니라 천명에 의해 국가가 멸망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지문에서 ‘육가’는 ‘진의 단명 원인’을 말하였다. 앞서 추상화하며 글을 읽을 필요성을 말한 적이 있는데, 그 사례가 ‘A,B,C 등’이라는 문장이다. 이를 고려해 ‘가혹한 형벌의 남용, 법률에만 의거한 통치, 군주의 교만과 사치, 그리고 현명하지 못한 인재 등용 등’을 추상화하며 읽어 보자. 그러면 그것은 ‘인간의 정치 운영의 잘못’이라고 추상화할 수 있다. 결국 육가는 ㄴ과 달리 ‘옛 국가의 멸망 원인은 잘못된 정치 운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한편 ‘집현전 학자들’은 ‘올바른 정치의 여부에 따라 … 천명이 옮겨 간다는 내용을 드러내’었다고 한다. 정치는 인간이 하는 것이므로 그 말은 인간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하늘의 뜻이 결정된다고 말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과 관계를 의식하는 국어 능력을 이용하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ㄴ은 집현전 학자들이 드러내고자 한 내용이 아니다.

이를 역시 벤다이어그램을 통해 이해해 보자.     



위 벤다이어그램에서 보듯이, 육가나 집현전 학자 모두 ‘천명’에 의한 국가 멸망을 말하지 않고 ‘인간 행위’에 의한 국가 멸망을 말하였다. 즉 ㄴ과 반대되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 옛 국가에서 드러난 사상적 공백을 채우기 위해 새 국가의 군주는 유교에 따라 통치하도록 한다

‘A기 위해 B’라는 문장 구조 역시 A는 목표 또는 결과, B는 수단과 방법을 나타낸다. 따라서 ‘옛 국가에서 드러난 사상적 공백을 채우’는 것이 목표이고, ‘유교에 따라 통치’하는 것은 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공백(空白)’이란 아무것도 없이 비어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사상적 공백’은 사상이 없음을 뜻한다.

지문에서 ‘육가’는 ‘진의 사상 통제가 낳은 폐해를 거론하’였다고 한다. ‘통제(統制)’란 권력으로 제한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지문에서는 ‘진’이 당시에 있던 사상을 자신의 뜻대로 억압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ㄷ처럼 사상이 없었다고 해석할 수 없다. '있다'와 '없다'는 다른 말이지 않는가?

한편 지문에서 ‘집현전 학자들’은 ‘유교적 사회로의 변화를 주장하였’다고 했다. 이를 보면 ㄷ에서 말한 대로 집현전 학자들은 ‘유교에 따라 통치’할 것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문에서 그들은 ‘고려 정치를 바라보며 불교 사상의 폐단을 비롯한 문제점들을 다각도로 드러냈’다고 했다. 이를 통해 ‘고려’에서 ‘불교 사상’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ㄷ에서 말한 것처럼 고려 때도 ‘사상적 공백’이 아니었던 것이다. 따라서 집현전 학자들 또한 ㄷ과 같은 내용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것을 또 다시 벤다이어그램으로 이해해 보자.     



위 벤다이어그램에 보듯이 ‘유교 이념과 현실 정치의 결합을 시도함.’, ‘유교적 사회로의 변화를 주장함.’ 등은 ‘유교에 따라 통치를 하도록 함’으로 추상화할 수 있으나, ‘진의 사상 통제’, ‘고려 … 불교 사상의 폐단을 … 드러냄’은 ‘옛 국가에 사상이 없음’으로 추상화할 수 없다. 따라서 ㄷ은 육가와 집현전 학자의 생각이라 할 수 없다.          


[이것만은 … ]의 정답

숭상(崇尙), 극복(克復), 부응(副應), 남용(濫用), 군주(君主), 지적(指摘), 통제(統制), 천명(天命), 수습(收拾), 공백(空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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