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appiest I am is when I’m at work
건조한 날.
싸이월드에서 옛날 사진을 찾다가
문득 10년 전 일기를 읽었다.
거기에 이렇게 써 있었다.
10년 전 내가 다이어리에다가 이렇게 썼다.
"행복의 나날은 손에 잡힐듯 잡힐듯만 하다가
정신이 들면 저기 먼 곳에서 가만 날 지켜본다.
진탕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내 모습을
무덤덤하게 쳐다본다.
요즘 하루하루는 그저 가을밤처럼 쓸쓸할 뿐"
10년 전이면 군대 전역하고 유학이나 갈까 하면서 탱자탱자 놀 때인데,
그 마음속의 불안함이란,
거의 고스란히 지금의 내가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지금 나는 얼마나 안도하는가.
또는 행복한가.
초보 가장이 되었다라는 것은
여러가지 굴레를
분별없이 스스로의 어깨에 얹어놓기 때문에
짐이 더 무겁게 누르는듯
그 때와는 다르지만 그 때와 비슷한
불안한 마음, 왠지 쓸쓸한 기분. 그 때와 다름없이 건조한 주변.
게다가 가을밤 찬공기.
행복이란, 행복이란
'속으로 아무리 행복하다 되뇌이는' 나를
아직도 그저 저 먼 발치에서
가만히 지켜보는듯 하다.
돌아보면 정말 행복했던 그시절도
바보같이 당최 당시에는 느끼기 어려운 것.
이제는
"전 일 할때가 가장 행복해요"
라는 말을 진심으로 입밖에 낼 정도의 건조한 정신상태가 되어버린
내 나이. 내 또래. 내주변. 내친구들.
술 한잔 기울여야 할
변함없이 쓸쓸한 10년 후 가을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