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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k Oct 13. 2016

happiness

The happiest I am is when I’m at work


건조한 날.
싸이월드에서 옛날 사진을 찾다가

문득 10년 전 일기를 읽었다.

거기에 이렇게 써 있었다.

10년 전 내가 다이어리에다가 이렇게 썼다.


"행복의 나날은 손에 잡힐듯 잡힐듯만 하다가

정신이 들면 저기 먼 곳에서 가만 날 지켜본다.

진탕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내 모습을

무덤덤하게 쳐다본다.

요즘 하루하루는 그저 가을밤처럼 쓸쓸할 뿐"

10년 전이면 군대 전역하고 유학이나 갈까 하면서 탱자탱자 놀 때인데,

그 마음속의 불안함이란,

거의 고스란히 지금의 내가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지금 나는 얼마나 안도하는가.

또는 행복한가.


초보 가장이 되었다라는 것은

여러가지 굴레를

분별없이 스스로의 어깨에 얹어놓기 때문에

짐이 더 무겁게 누르는듯

그 때와는 다르지만 그 때와 비슷한

불안한 마음, 왠지 쓸쓸한 기분. 그 때와 다름없이 건조한 주변.

게다가 가을밤 찬공기.


행복이란, 행복이란

'속으로 아무리 행복하다 되뇌이는' 나를

아직도 그저 저 먼 발치에서

가만히 지켜보는듯 하다.


돌아보면 정말 행복했던 그시절도

바보같이 당최 당시에는 느끼기 어려운 것.


이제는
"전 일 할때가 가장 행복해요"

라는 말을 진심으로 입밖에 낼 정도의 건조한 정신상태가 되어버린

내 나이. 내 또래. 내주변. 내친구들.


술 한잔 기울여야 할

변함없이 쓸쓸한 10년 후 가을 밤.



street, London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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