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마름모 Oct 27. 2023

아저씨가 정말로 행복했으면 했어요

나의 아저씨 15 중

누군가의행복을진심으로빌어본적이있는가?


그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복잡한 일이다. 인간은 원래 자기밖에 모르는 족속이기 때문에 그렇다. 누군가의 행복을 진심으로 빈다는 게 자기밖에 모르는 행동의 축에 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행복을 배제하고 누군가의 행복을 진심으로 빈다는 것은, 심지어 그 누군가가 내 삶에 있지 않는 경우의 것은 사실 말도안 된다. 인간이라는 게 다른 인간의 행복을, 평안을 빈다는 것은 그렇게 말이 안되는 것이다. 


나 평생 드라마 보는 취미가 없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애틋한 작품이 하나 있다. 박해영의 [나의 아저씨]가 그렇다. 15화 중 지안은 그렇게 말한다. "아저씨가 정말로 행복했으면 했어요."


이 말이 얼마나 무거운지, 얼마나 나를 눈물짓게 하는지, 얼마나 복잡한지 우리가 함께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닿지 않더라도, 나로 인해 너의 삶이 채워지지 않더라도, 반대로 내 삶이 너로 인해 채워지지 않더라도 나는 여전히. 나는 언제나 네가 행복하기를 소망했으며 앞으로도 행복하기를 소망할 것이고 이것은 나에게 어떠한 이익도 가져다주지 않는 소비적인 행위임이 분명함에도 내가 그렇다는 것. 모든 것에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너의 행복을 소망한다는 것. 당최 어떤 이론을 갖다대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손해를 본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에너지를 쏟아부어도 그것이 후회되지 않으며 되려 그의 행복을 비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기까지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안이 울부짖으며 뱉는 그를 향한 소망은 참 이해할 수 없음에도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그 어떤 것. 자신의 확장.


나는 여전히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마음을 갖고 이토록 따뜻하다.

오늘도 이런 나를 적립하고 사랑해야지. 누군가의 행복을 빌 수 있는 나의 역량을 알아봐줘야지.

작가의 이전글 history 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