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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몬스 Feb 20. 2024

인도에 한식집을 차린다면
어디가 좋을까?

인도 한식집 분석해 보기

"캘카타에 분식점 차려서 성공한 사람이 있대"


요즘 주변에 인도에서 분식점 차려서 성공했다는 소문이 많이 들려온다. 특히 떡볶이랑 라면이 되게 잘 팔린다며 나한테 가서 분식집이나 하라는 사람이 많다. 내가 알기론 인도인들은 떡볶이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인도 음식에 떡이랑 비슷한 음식이 없어서 익숙하지 않고 떡에 그 물렁물렁한 식감을 싫어하는 인도인이 많기 때문이다. 떡볶이가 잘되기보다 한식집이 잘된다고 하면 그건 믿을 만한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인도에서 한식집을 차린다면 어디가 좋을까? 내가 경험한 한식집을 토대로 나만의 결론을 한번 내보고자 한다.


1. 내가 경험한 한식집

푸네


달고나- 카페 같으면서도 덮밥류가 맛있는 한식집


https://maps.app.goo.gl/jQyebkdj7sWW4JEU9


달고나에서 비빔밥, 된장국, 제육덮밥, 초코 케이크, 아메리카노를 먹어봤다.

한국 식당처럼 밑반찬이 잘 나오고 다시 달라하면 다시 준다.

인도에서 먹은 아메리카노 중에 가장 한국에서 먹던 아메리카노 맛이 났다.

달고나에서 아메리카노 먹기


가야


https://maps.app.goo.gl/9jXsspV1azqo1eJd7


이런 곳에 식당이 있나 싶을 정도로 구석에 있다. 간판조차 없다.

한국인들 사이에서만 유명한 것 같다. 인도인이 찾아가는 모습은 잘 못 봤던 것 같다.

푸네로 출장 오신 분들, 한국인 단체가 가야에서 술 먹으러 오는 모습을 많이 봤다.


서울집


https://maps.app.goo.gl/AR1LLzTHHxigGDFb9


한국인들 사이에서 국물요리로 잘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부대찌개와 계란말이를 먹어봤다.

가야와 같이 주재원분들 출장 오신 분들이 자주 오시는 것 같았다.

인도인들도 식당에 자주 왔다.


Iya


https://maps.app.goo.gl/XfDiLZyanvXQSFmUA

사장이 한국인이 아니다. 

유부초밥이랑 짜장밥을 먹어봤는데 한국인 입맛에 맞기보단 인도인 입맛에 더 맞춘 식당인 것 같았다.

한 번밖에 안 가봐서 자세하게는 모르겠다.


Iya에서 먹은 짜장밥


뭄바이


오리가미

https://maps.app.goo.gl/PByQAbAjCzfTjoKQ7


순두부찌개 육개장 삼겹살 비빔밥을 먹었다.

모든 메뉴가 다 맛있었다.

식당도 넓고 분위기도 좋다.

순두부찌개


Sun and Moon

https://maps.app.goo.gl/87ZxoSFhfKAy9qo36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뭄바이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한테 들으니 한국인 사장에서 인도인 사장으로 바뀐 뒤로 맛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먹을만하다.


델리

한인들이 많이 살아서 그런지 한식당도 많다.


Koris

https://maps.app.goo.gl/vWEmyCfFhhSWCHUd8

도시락과 corn dog(핫도그)를 시켜 먹어봤다. 도시락은 맛이 그저 그랬고 corn dog은 꽤나 맛있었다.


논외

바라나시 철수카페, 가지네 식당

식당만 하는 게 아니고 다른 사업과 같이한다. 철수나 가지는 한국에서 몇 년간 일하다가 한국음식을 배워서 인도에서 식당을 차린 케이스인데 인도인이 사장인 것치곤 이 집들은 맛있었다.


2. 인도에 있는 한식집이 갖춰야 할 것


1. 한국인 입맛에 맞추자


인도에서 한식당을 가보면서 든 생각은 음식맛이 조금 변형될 수 있어도 결국엔 한식과 똑같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주요 고객은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인도인 입맛에 맞춘 Iya는 한국인의 입맛을 잡지 못해서 다른 가게에 비해 잘 될 거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2. 인도는 배달 호황기


인도는 현재 배달 호황기이다.  Zomato 배달원이 바라나시 가트 근처에도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이제 인도에 어디에도 배달시킬 수 있겠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자이살메르를 가보니 아니었다. 자이살메르 공항에서 우버를 불러도 절대 안 왔다(23년 11월 기준). Zomato 배달원을 2박 3일 동안 본 적이 없는 것 보면 배달도 그렇게 잘 되는 지역은 아닌 것 같았다. 라자스탄 지역이 인터넷도 이상할 때가 많으니 식당을 차린다면 일단 라자스탄 지역은 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분명 라자스탄 같이 배달하는데 제한되는 지역이 몇 군데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식당 차리기 전에 그런 점도 파악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3. 식당의 위치마다 차별화된 음료


인도는 종교적 이유로 술 판매가 금지된 지역이 있다. 금지가 안 됐어도 정부에서 판매 금지를 내리는 경우도 봤다. 그렇기에 위치에 따라 주류를 팔지 음료를 팔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푸네 달고나에서는 빵과 커피도 파는데 주변에 놀 거리가 없어서 밥 먹고 커피와 빵까지 시켜 먹게 된다. 뭄바이 Origami에서는 술과 술안주들을 많이 판다. 그 지역이 출장 시즌, 기업 전시회 시즌이 있어서 그때마다 출장온 직장인들이 많이 오기 때문이다. 근처 Jio convention center에서 기업 전시회가 끝나고 많은 사람이 Origami 식당에서 술 먹는 모습을 많이 봤다. 이렇게 위치에 따라 커피나 술 중 하나를 집중화하면 식당 매출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3. 결론


현재 한국인으로서 인도를 가보면 BTS에게 감사하게 된다.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BTS의 나라니깐 도움을 받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인도에서 한류를 좋아하고 관심이 많아졌다고 해도 인지해야 할 부분은 인도에서 한류는 주류문화가 전혀 아니라는 점이다. 여전히 중국음식점 한국음식점 둘 중에 인도인에게 고르라고 하면 중국 음식 고르는 인도인이 많다. 그러므로 좀 더 전략적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1. 결국엔 한국인 입맛을 저격해야 한다

2. 배달 잘되는 지역에서, 배달 특화 메뉴 만들기

3. 식당 위치에 따라 주류를 특화할지 음료를 특화할지 선택하기


인도에서 분식집으로 성공했다면 아마 이 세 가지를 지키지 않았을까 예상해 본다.

만약 내가 인도에서 한식집을 연다면 이 세 가지는 꼭 지키면서 식당을 운영할 것 같다.





참고

인도 경제를 해부한다- 3장 인도의 소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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