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옹의 답시
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부활 / 레옹
사랑을 잃고, 내 몸을 던지네.
셀 수 없는 거친 칼날, 오감을 훔쳐가네
사자가 휘두른 개블(gavel) 소리,
아끼던 밑천들 줄줄이 빼앗기네
아픔이 도망친건 축복인 건가
빈 소라껍질, 모래알이 감싸주네
콧물도 흐르고, 그대는 흐릿하네
통나무 두드리는 소리 들리는가
젬베처럼 심장이 뛰는 소리
목구멍에서 울컥, 사랑을 토해내네
#레옹의답시#기형도#빈집#부활#꽁냥사랑학 #연습생의시#사랑을잃고#사랑을보다#사랑을찾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