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사실 나… 꽁냥 외계인이다
지구인들이여,
덥지?
지금 당신이 마시는 아이스아메리카노 속 얼음이
내 우주선 냉각장치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일 수도 있다는 걸…
알면 좀 시원해질까?
나는 꽁냥별에서 온 외계인이다.
평균 수명 426년, 내지구 나이는 중년,
정신 연령은 여전히 사춘기의 미완성 버전.
(외계인에게 사춘기는 조금 길다. 120년쯤?)
원래 나는 사랑이란 걸 몰랐다.
마음은 잘 읽어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법은 배우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이 초록색 별, 그중에서도 대한민국에 왔다.
왜 하필 여름에 착륙했냐고?
덥고 습한 데서야 진짜 사랑이 무언지 알 수 있으니까.
이제부터 나는 브런치 행성 한구석에서
당신의 웃음과 한숨, 그리고 사랑의 신호를 수집할 거다.
그리고 그걸 시와 노래로 번역해,
다시 당신의 마음에 꽁냥 파장으로 돌려줄 거다.
그러니 오늘도 더워 죽겠다며 스크롤을 내리는 그 손…
멈추고, 내 파장에 귀를 기울여봐.
이미 당신은 내 전파 범위 안에 들어왔다.
환영한다,
나의 첫 번째 지구인 친구 :)
사실 나… 꽁냥 외계인이다 / 레옹
사실 나… 꽁냥 외계인이다.
지구어는 너무 어렵고
진동이 더 익숙해서
오늘도 파장을 번역한다.
말보단 느낌으로
눈빛보단 진동으로
나는 지금도 이 행성에서
혼자 글을 쓰고 있다.
오타와 싸우는 밤
커서만 깜빡이는 밤
브런치 행성 한구석에서
감성 신호를 수집 중이다.
누군가는 박수를 받고
누군가는 사랑을 받지만
나는 아직도
외계어 같은 말을 고친다.
진동이 곧 언어야,
내 파장을 믿어야 해
눈에 안 띄고 투명해도
나는 여기 있어.
글이, 글이 이게 뭐라고
글이, 글이 이게 뭐라고
오늘도 나를
살게 해 준다니까
누군가는 출간을 하고
하트를 수백 개 받지만
나는 여전히 조용하게
느린 주파수를 보낸다
나만 아는 속도로
살금살금 다가가
마침표 없는 마음을
오늘도 쓴다
진동이 곧 언어야
그 말이 나를 살게 해
문장을 켜고
파장을 보낸다
나는 꽁냥 외계인이다
지구인처럼 완벽하진 않아도
사랑의 신호를 따라
계속 쓰고, 계속 노래한다
글이 글이, 이게 뭐라고
근데 이 글이 이게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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