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냥 외계인은 오늘도 여행 중

멀리 가지 않아도 돼 (오늘도 여행 중)

by 레옹


오늘 아침 공기는 조금 다르다

창문 틈 사이로 들어온 바람이

마치 나를 데리고 어딘가로 떠나려는 듯하다


아침 햇살이 벽을 타고

천천히 방 안을 물들이면

나는 여행자처럼 가볍게 주머니 속

어제의 생각을 꺼내본다

골목 끝 오래된 구멍가게 주인아주머니가

웃으며 건네는 “어디 가나 봐요?”

그 한마디가 오늘 내 여행의 첫 기념품

갓 구운 빵 내음이 바람에 실려와 나를 이끈다


여행은 비행기 표가 아니라

마음 한켠의 설렘에서 시작되는 거야


멀리 가지 않아도 돼

이 순간이 여행이니까

바람이 머리카락을 스치고

햇빛이 손등 위에 내려앉을 때

나는 이미 길 위에 있어


낯선 풍경만이 여행이 아니야

익숙한 버스 노선, 오래된 벤치

다시 보면 새로운 이야기

신호등 초록불이 켜지는 그 순간

내 심장도 같이 건너간다

벽에 붙은 오래된 공연 포스터

색이 바래도 여전히 누군가의 꿈을 품고 있다

나는 그 앞에서 잠시 멈춰 누군가의 내일을 응원해 본다


멀리 가지 않아도 돼

이 길이 나를 데려가니까

하늘은 나를 비추고 구름은 나를 따라온다

나는 오늘도 여행 중이야


누군가는 먼바다를 보고

누군가는 높은 산을 오른다

나는 그냥 오늘 하루를 걷는다

그게 나의 여행법이다


길 위에서 만난 고양이 한 마리

햇볕이 좋은지 눈을 반쯤 감고 있다

나는 그 옆에 앉아

한참이나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누군가는 내게 묻는다

"그렇게 걸어서 뭐가 남아요?"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발에 묻은 먼지와 마음에 남은 장면이요"

저기 골목 끝 낯선 버스킹 음악이 들린다

멜로디가 바람을 타고

내 발걸음을 느리게 붙잡는다


멀리 가지 않아도 돼

이 순간이 여행이니까

바람이 머리카락을 스치고

햇빛이 손등 위에 내려앉을 때

나는 이미 길 위에 있어

멀리 가지 않아도 돼

이 길이 나를 데려가니까

하늘은 나를 비추고 구름은 나를 따라온다

나는 오늘도 여행 중이야


여행이 끝나는 날이 오더라도

그 길 위에서 배운 마음은 남는다

오늘도, 나는 여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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