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4학년쯤 시작하는 미묘한 여자아이들 관계가 3학년 끝자락인 요즘에 조금씩 보입니다. 눈치 없고 순한 친구를 막 대하는 친구도 생겨나고, 편을 나누는 말과 행동에 상처받는 아이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저는 1~2주에 한 번씩 쪽지상담을 진행합니다. 쪽지에 친구 관계로 힘들거나 고민이 있으면 적도록 하고 있어요. 자신의 고민을 말할 기회를 주기적으로 주는 겁니다.
눈치 빠른 여자 아이들은 쪽지 상담에 자기 이름이 적힐까 봐 행동을 수정합니다. 못되게 굴다가 쪽지 상담에 적힐 수 있으니 친구들에게 다시 친절하게 잘 대하는 거죠. 약간의 예방 효과가 있고, 언제든지 교사에게 고민을 전할 수 있기에 피해받는 친구들에게도 든든한 활동입니다.
저희 반 여학생 한 명이 톡톡 쏘는 말투로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고, 친구를 소외시키는 낌새가 보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쪽지 상담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친구들이 2명이나 있더라고요. 같이 어울리는 무리의 친구들이었습니다.
친구들이 불편해하는 것을 이야기해 주고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상담을 했어요. 상담받은 친구는 좀 더 조심히 행동했고, 친구들 눈치도 좀 보더라고요. 조금 거리를 두던 아이들이 이제 다시 친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집에 와서 아들, 딸에게 친구에게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편하다고 내 말을 잘 맞춰주는 친구라고 막 대했다가는 친구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멀어지게 될 거라고요.
그랬더니 아들이 "그래도 기회는 3번 줘야지." 하고 그냥 멀어지면 안 되지 않냐는 뉘앙스로 이야기하더군요.
3학년 딸이 바로 반박에 들어갑니다.
" 그건 화살에 맞은 것과 같은 거야."
말을 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잖아요. 화살에 맞은 것처럼 뽑아도 자국이 남아있다며 딸이 이야기하더라고요. 아들이 누나를 쳐다보더니 끄덕끄덕합니다.
딸도 말실수를 하고, 여자 아이들의 미묘한 관계에서 가해자가 될 수도 있겠죠.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