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들 만나러 가지요.

소소하지만 기억하고픈 아들과의 수다(7)

by 정감있는 그녀


아들: 지금 만나로?러? 감니다.

엄마: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엄마 이 노래 좋아해.

아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엄마: 우리 아들을 만나러 갑니다.

아들: 나는 옆에 있는데요.

엄마: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야.

아들: 나는 친구들 만나러 가지요. 유치원으로.




한글이 부쩍 늘은 아들이 노래 제목을 더듬더듬 따라 읽습니다. 제가 장난을 치니 논리적으로 받아치네요. 이미 옆에 있는데 자기를 왜 만나러 오냐며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유치원에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신나게 말해요.


아들은 유치원을 참 좋아합니다. 부모마다 유치원 선택 기준이 있을 거예요.

저는 충분히 놀 수 있는 환경을 1순위로 꼽았습니다. 마음껏 뛰놀고, 그게 자연이면 더 좋을 것 같더라고요.


20~30분 정도 차를 타고 가야 하는 거리에 있지만,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만든 넓은 잔디밭과 실개천이 있는 유치원을 선택했습니다. 숲체험도 자주 가고, 영어, 체육, 음악, 목공놀이 등 다양한 특별활동이 있어 너무 좋았어요. 7살에는 하나의 주제로 프로젝트 수업을 해서 깊이 있는 배움을 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뛰어놀기 좋아하는 아들은 3년 동안 잔디밭에서 마음껏 놀았습니다. 실개천에서 개구리도 잡고, 여러 곤충을 잡으며 자연을 즐겼습니다. 유치원 안에 있는 텃밭에서 고구마와 양파, 감자 등을 수확하고 자신이 캔 고구마를 친구들과 구워 먹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체험과 놀이를 통해 몸과 마음은 건강해졌고, 유치원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 의젓한 형님이 되었어요.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이 장점만 있을까요?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죠.

거리도 멀고, 한 반에 아이들 수도 많고, 실내 놀이 시설도 그냥 그렇고.

폐교를 리모델링한 거라 시설이 썩 좋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1순위로 생각했던 가치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나머지 부분은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해요. 부모가 이것저것 따져 선택해도 막상 아이와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내 마음에 쏙 드는 완벽한 유치원도 없고요.


전에는 선택한 후 후회를 종종 했는데, 이제는 그 횟수가 줄어든 것 같아요. 어떤 선택을 할 때 중요한 가치를 기준으로 두고, 선택 후 장점 위주로 보려고 합니다. 이게 저에게는 후회를 줄이는 방법이더라고요.


다른 분들은 유치원 선택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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