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맡겨주세요.

소소하지만 기억하고픈 딸과의 수다(6)

by 정감있는 그녀


딸: 엄마! 엄마! 어딨어요?

엄마: 여기 세탁실. 왜?

딸: 아~ 도와드릴까요?

엄마: 그래! 여기 건조기에 있는 옷 다 빼면 돼.

딸: 저에게 맡겨주세요.



10살. 두 자릿수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 3학년 딸은 정말 든든해졌습니다.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이제 뭘 맡겨도 믿음직스럽습니다. 계란찜과 볶음밥, 라면 끓이기 등 간단한 요리도 뚝딱 잘 해냅니다. 빨래도 개고 말하지 않아도 옷장으로 배달까지 척척이죠.



저에게 맡겨주세요.

참 믿음직한 말이지 않나요?



저는 어릴 때부터 조금씩 아이들에게 집안일을 가르쳐 왔어요.

빨래 개기, 빨래 배달, 청소 및 정리, 화장지나 물티슈 채워 넣기 등 아이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집안일부터 10살이 된 요즘에는 간단한 요리나 설거지까지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7살인 둘째도 양말 짝 맞춰주기, 갠 옷을 옷장에 넣기, 반찬을 식탁에 꺼내 놓기 등 도와줄 수 있는 집안일을 하고 있어요.


남편이 회사일로 바빠 혼자 육아 중이라 아이들의 도움이 정말 큽니다. 이 모든 걸 제가 다 하려고 했다면 힘에 부쳤겠지요. 힘에 부쳐 아이들에게 화를 낼 수도 있고요. 도와주는 아이들 덕분에 제 여유시간도 가질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집안일 도우며 아이들은 생활 머리가 조금씩 생겼어요.

그때그때 정리해야 방이 어지럽혀지지 않는다는 것,

양말을 뒤집어서 벗어놓으면 나중에 불편해진다는 것,

설거지통에 넣을 때 물에 담가놔야 설거지하기 편하다는 것,

반찬을 조금씩 덜어서 먹어야 오랫동안 먹을 수 있다는 것.

별거 아닌 생활 속 상식이지만 집안일을 통해 조금씩 배우더라고요.


아이가 독립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자립과 더불어 생활자립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생활력이라고 하죠. 자신과 주변을 청결하게 관리하고, 생활에 필요한 부분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저는 아이가 크면서 공부머리만 발달하기보다 생활머리도 같이 발달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생활을 현명하게 하는 생활머리로 나와 내 주변을 아름답게 가꿀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더 머리가 크면 자기 방 정리도 안 한다던데...

"저에게 맡겨주세요." 저 믿음직한 말이 사라지기 전에 열심히 부지런히 가르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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