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도 다정한 리더가 이긴다
"AI 기술로 변화하는 세상에 잘 적응해서 살아가는 능력이 그 어떤 특정 기술보다 중요하다" - 오픈 AI 샘 알트만 CEO -
이 메시지는 앞으로 우리가 하드 스킬보다 소프트 스킬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잘 적응해서 살아가는 능력'이 소프트 스킬이고, '특정 기술'이 하드 스킬을 말한다.
- 소프트 스킬: 공감, 소통, 협업처럼 다른 이와 함께 상호작용하는 역량
- 하드 스킬: 프로그래밍, 분석, 리포팅처럼 일을 하는데 필요한 전문 지식과 기술
소프트 스킬의 뿌리는 인성이다. 내면의 중심에 건강한 인성이 자리 잡고 있다면, 거기서 출발하여 바깥으로 드러난 언어와 행동이 곧 소프트 스킬(경청, 공감, 협업 등)이다.
AI 시대, 인성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는
첫째, 하드 스킬이 AI로 빠르게 대체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동화와 정보기술의 발전은 반복적 업무에 영향을 끼쳤지만, 인공지능은 고학력·고숙련 노동자의 일자리에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 구별된다(IMF, Gen-AI: Artificial Intelligence and the Future of Work(2024)). 전문가와 자문, 데이터 기반 예측 분석, 콘텐츠 생성과 같이 다년간 쌓아야만 할 수 있는 전문 지식과 기술은 그동안 자동화와 정보기술로 대체하기 어려운 경쟁력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이러한 하드 스킬을 쉽게 대체하고, 이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대체하는 속도이다. 이때 우리에게 꼭 필요한 스킬은 대체가 될 전문 기술이기보다는 급격한 변화를 마주하여 극복할 수 있는 유연성과 적응력이다. 이게 바로 소프트 스킬이다.
또 한 가지, 혁신을 떠올리면 전문 지식, 기술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혁신을 위한 3요소를 살펴보면 사람, 다양성, 포용성이다. 혁신의 시작은 사람이다. 서로 다른 관점이 만날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된다(다양성). 그 아이디어가 발현되기 위해 표현이 가능한 개방적 공간(포용성)이 필요하다. 이처럼 혁신을 위해 꼭 필요한 다양성, 포용성, 그리고 혁신 자체도 모두 소프트 스킬이다.
소프트 스킬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늘 중요했다. 그러나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비교가 쉽고 근거로 제시하기 좋은 하드 스킬이 더 주목받았다. 그래서 그 그림자에 가려 있었을 뿐이다. 이제 AI가 하드 스킬을 대체해 가면서 그림자가 걷어지고 양팔 저울대의 균형은 기울기 시작했다.
둘째, 경쟁보다 협업이 중요해지고,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이다.
미래학자 스탠 데이비스와 크리스토퍼 마이어가 처음 소개한 '빅 블러'는 산업 간의 경계가 모호화 되는 현상을 말한다. 기업들이 기존 주력하던 산업을 넘어 다른 비즈니스로 진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생산자와 소비자, 스타트업과 대기업,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가 융화되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얼마나 협력을 잘하는지, 화합이 좋은지가 조직의 핵심 성공 요인이 된다. 협력과 화합 역시 소프트 스킬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가 발휘한 대표적인 리더십 행동은 경쟁을 추구하는 조직 분위기를 서로 돕는 문화로 바꾼 것이다. 동료와 비교하게 되는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동료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지표를 신설하여 직원들이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넷플릭스가 추구하는 솔직한 피드백 문화는 공감, 커뮤니케이션, 변화 수용 등 소프트 스킬을 요구한다. 직원들 서로 솔직하고 투명하게 직접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것뿐 아니라 성장을 지원하고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러한 흐름은 거대한 물결처럼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2024년 링크드인 조사에 따르면 미국 경영진의 72%는 AI 전문 스킬보다 커뮤니케이션, 유연성 등 소프트 스킬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셋째, 인성을 놓치면 무례한 말, 태도, 행동이 모든 것을 망친다.
직장 내 타인으로부터 무례함(관리자의 언어폭력, 개인 실수를 남 탓으로 돌리기, 타인 비방)을 겪은 사람들 중 48%는 일부러 업무에 들이는 노력의 양을 줄였다. 47%는 의도적으로 업무 하는데 들이는 시간을 줄였다. 38%는 고의로 업무 퀄리티를 감소시켰다(조지타운대 크리스틴 포라스 교수와 애리조나주립대 크리스틴 피어슨 교수 공동연구).
이 연구 결과를 다음 평판에 적용해 보자. '그분은 인성은 영 아닌데.. 일은 잘하니까' 아마도 그 사람은 개인의 목표는 100% 달성할 수 있겠다. 그러나 동료와 팀의 목표에 미치는 영향은 유지(±0%)가 아니라 오히려 부정적(-NN%)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인재를 선발했는데 오히려 아웃풋이 감소한다면, 조직 개편 후 신규 리더로 인해 팀이 역성장한다면 어떨까. 그래서 기업은 직원의 채용과 리더의 선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혹자는 기존 채용 전형에도 인성 검사를 진행해 왔고, 임원 면접 또한 인성을 중요하게 반영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인성 검사의 커트라인이 급격히 높아진다면, 인성의 경쟁력이 전문성을 뛰어넘는다면, 그것이 선발, 평가, 승진, 보상에 적용되었다고 상상해 보자. 이는 분명히 크게 달라진 포인트가 될 것이고 이에 대한 사전 준비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당신 또는 당신의 리더는 내면의 중심 인성이 현재 건강한 상태인가. 인성이 건강하다면 누구나 소프트 스킬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베풀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시니어급 리더가 먼저 모범을 보인다면 조직 내 선한 문화는 더 빠르게 전파될 것이다. 나아가 그것은 분명히 개인과 조직 모두 관점에서 미래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이다.
다음장에서는 이러한 변화 속 살아남는 리더와 사라지는 리더를 주제로 함께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