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라이터(Medical Writer)는 생소한 직업이다. 일자리가 엄청 많은 것도 아니고, 하던 사람만 알음알음 한다.
같은 줄기에서 뻗어나온 카피라이터 같은 경우는 사람들에게 꽤 알려져있다. 또한 '광고'라는 매체 자체를 다루는 특성상, '홍보/광고/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다 뽑는다.
그러나 메디컬라이터는 ‘광고’ 중 ‘메디컬’, 즉 제약산업 분야의 광고만 다루기 때문에 분야가 한정적이다. 업계 사람들에게 메디컬라이터를 채용하는 회사 이름을 대보라 하면, 열손가락 정도만 겨우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회사 수나 시장의 분야가 넓지 않다. 그럼 하던 사람만 하면 되지, 굳이 이런 글을 뭐하러 쓰나? 세상이 다양해지면서 메디컬라이터는 메디컬라이터 외의 다른 일도 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기업은 인력난을 겪게 된다.
메디컬라이터는 약을 홍보를 하기 위해 생겨난 직업이다. 다른 제품들과 달리, 약을 홍보하는 것은 좀 복잡하다. 약의 종류에는 TV에서 자주 보이는 이0탄, 인0돌, 타0레놀처럼 일반의약품도 있지만, 의사의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약품'도 있다. 일반인이 쉽사리 접하기 힘든 항암제, 마약류 등도 전문의약품 안에 포함된다. 사실 전문의약품 분야가 일반의약품보다 훨씬 크며, 이것은 '약사법'에 근거하여 광고를 해야한다.
그래서 약대를 나온 약사 선생님들이 메디컬라이터로 많이 활동하셨다. 현재도 그들은 제약산업의 한 축을 담당한다. 그러나 제약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이 부족해졌다. 약대가 6년제가 된 것이다. 약대 졸업자만으로 메디컬라이터의 공급이 채워지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약학과 이외의 관련 전공자들이 진입할 수 있는 틈이 생겼다. 2023년 현재, 이제는 틈이라기 보단 또 다른 문이라고 볼 정도로 여러 전공들이 포진해 있다.
'약'과 관련있는 전공이라면 모두 할 수 있는 직업이 메디컬라이터이다. 약을 어느정도 공부하고 병원과 환자의 생리를 이해하는 전공이면 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의료인인 간호사, 한의사, 치과의사도 할 수 있고, 의료기술직인 방사선, 임상병리, 물리치료, 의무기록, 치위생사도 할 수 있다. 게다가 제약산업이 단순히 약품만 만드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의료기기’와 ‘바이오’, ‘AI’, ‘IT’ 등의 산업으로 확장되면서 병원과 환자 말고 바이오, 생명, 공학을 이해하는 전공까지도 진입이 가능해졌다.
이말인즉슨, 어떤 전공을 했더라도 앞선 글에서 말한 메디컬라이터의 역량인 ‘영어’ 실력과 ‘소통’ 실력을 겸비했다면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소리가 된다.
[자격요건] 학력사항: 의약학, 제약학, 간호학, 임상병리, 생명과학 전공 등
[우대사항] 약사면허소지자, 관련경력 0년 이상
JD(Job Description; 직무 개요서)에서 볼 수 있듯이, 학력사항은 관련학과의 대학교 졸업 이상이면 된다. 다만, 채용의 유리한 지점에 있는 사람은 아래의 우대사항을 겸비한 자이다.
‘약사가 아니면 경쟁이 안되겠네.’
낙담할 필요 없다. 약사면허를 갖추며 관련 경력이 있으면 최적의 조건일 테지만 늘 말했듯, 그렇게 완벽한 조건만 갖춘 사람들만 있는게 아니다. 약사 면허가 없다면 ‘관련 경력’을 쌓으면 된다.
무조건 메디컬라이터로 경력을 시작하지 않아도 메디컬라이터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나 또한 그렇게 입문했고, 약사 면허 없는 전공자들이 어떻게 입문할 수 있는 경력을 갖추는지 다음 장에서 이야기 하려고 한다.
저자 소개
에이전시 메디컬라이터로 제약산업 마케팅의 메디컬 콘텐츠 생산자이자 메디컬 커뮤니케이터로 일하고 있다. 지방 4년제 간호학과를 꼴찌를 겨우 면하여 졸업한 뒤, 임상 1년을 쌓았다. 그 뒤로 코이카 해외봉사 1.8년, 환경역학 보건연구간호사 1년, 국제보건 사업관리자 10개월, 보건소 역학조사관 6개월, 발암물질 간행물 집필 연구원 6개월을 거쳐 지금의 회사로 왔다. 더불어 온라인 석사과정(영국) 1년과 국내 일반대학원 석박통합과정생 2년(ing)으로 박사학위를 위해 달려나가고 있다.
편집자 소개
지방4년제 간호학과를 막 졸업하고, 종합병원의 VIP병동에서 8개월간 근무를 했다.
입사 6개월차가 되던 때에 취미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했다. '나는 직장생활이 불행한데, 다들 그런가'라는 순수한 궁금증에서 비롯된 인터뷰 프로젝트였다. 간호사가 아닌 다른 직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일에 만족하는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는지 인터뷰를 하고 다녔다. 그러던 중, 운이 좋게 저자와 만나 '편집자'라는 거창한 칭호까지 받으며 본 매거진 집필에 참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