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를 줄이고 소득이 줄어든 대신 시간이 늘어나면서
매 방학마다 아이들과 보름 살기를 다니고 있다.
고향 시골집 보름 살기, 조호바루 한 달 살기,
강릉 보름 살기, 부여 시골집 보름 살기를 다녀왔다.
우리 집도 충분히 좋은데, 동네 환경도 마음에 드는데,
나는 왜 계속 떠나고 싶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왜 여행을 좋아하는지 천천히 생각해 보았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여행을 가면 시간을 능동적으로 쓰게 된다.
여행을 가면 모든 것이 한정적이다.
여행지에 체류할 수 있는 시간,
경비로 사용할 예산,
가족들과 나의 에너지,
이 모든 것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한정적인 시간과 돈, 에너지를 어떻게 쓸 것인가를
매 순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실행하게 된다.
하루하루를 능동적,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감각이 좋아서,
그걸 자주 느끼려고 자꾸만 여행을 계획하게 되는 것 같다.
관광지, 유명 스폿을 훑고 다니는 관광이 아니라,
보름 동안 한 지역에 머무는 보름 살기를 가는 이유다.
사는 것처럼 여행하고,
집에 돌아온 후로도 여행하듯이 살고 싶어서.
삶과 여행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고 싶어서.
길게 보면 내 삶 전체가 하나의 여행과 같다는 것을 자꾸 잊어버려서 또 깨닫기 위해.
그래서 올여름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제주로 간다.
시간부자로서 누리는 최고의 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