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시요일
어느 날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또 어떤 날에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던 어수선한 7월이다.
산불이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갑자기 쏟아진 비에 피해를 입은 지역들이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하루빨리 수해를 입은 지역들이 복구 되고 일상이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해마다 여름 날씨는 변덕스러웠으나, 올해는 더더욱 실감나게 변덕스러운 것 같다.
7월의 시요일을 향해 퇴근길을 뚫고 가는 길.
열대성 스콜같은 비가 한 차례 쏟아진 뒤여서일까. 여름 바람이 조금은 선선하게 불어오고 있었다.
개인적인 이유들로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은 아쉽게 다음을 기약 하고,
우리는 시요일 막내 멤버가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 에비스로 갔다.
명란이 들어간 타코야키와 지난 번에 맛있게 먹었던 톤빼야키,
그리고 한정판매 중인 오코노미야키를 일단 맛있게 먹었다.
다음에 차를 가지고 오지 않으면 생맥주도 시원하게 마실 듯하다.
에비스에 손님이 너무 너무 많아서 자리를 옮겼다.
까페 코이에서 "스칼렛"을 주문했는데 향긋하고 상큼하면서도 달달해서 참 맛있었다.
첫 번째 시는 송민화 시인의 "저축"이라는 시였는데,
인생의 모든 말과 행동이 저축되는데, '과식'도 하지 말자는 뉘앙스의 행에서
다들 이건 솔직히 못지키겠다며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고 말았다.
과식은 좀 허용해주면 안되겠냐고 시인분께 넌지시 말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
샘 레벤슨의 '시간이 검증한 미의 비결'을 읽으며 가장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양심에 찔린다는 분도 계셨고, 반성이 된다는 분도 계셨다.
시를 읽고 자신을 돌아보고 자아성찰을 한다는 것 자체가
성품이 좋은 사람들이란 증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나는 MBTI 검사를 하면 N이 항상 높게 나오는 편이다.
지극히 미래 지향적인 인간으로서, 현실보다는 가능성을 높이 사는 직관적인 사람이어서인 것 같다.
이상을 추구하다보니, 그 이상과 괴리감이 있는 현실에 자주 좌절을 하게 된다.
맑고 고운 생각만 많이 한 날은 더없이 행복하지만,
내 마음을 흐리게 하고 탁하게 하는 사건 사고들을 마주하는 날은 지치고 피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탁하게 하는 모든 것들에 지지않기로 해본다.
상식과 교양과, 내가 추구하는 가치들을 바로 세우고 사는 일이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시간이 검증한 미, 아름다움은 바로 그러한 자세에 있지 않을까.
오드리 햅번이 임종의 순간,
이 시를 자녀들에게 읽어주면서 자녀들의 가슴 속에 남길 바라는 정신적 유산이 어떤 것이었을지 그 마음을 어렴풋이 짐작해보았다.
우리도 모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다시한 번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우리에게 손이 두 개인 것은, 하나는 다른 이를 도와주기 위해서임을.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에게는 언제나 다른 사람을 위해 내어줄 무언가를 지니고 있음을.
시간이 검증한 미의 비결
- 샘 레벤슨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러운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라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싶다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 번
어린아이가 당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게 하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당신이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
(중략)
기억하라
만약 당신이 도울 손이 필요하다면
당신의 팔 끝에 손이 하나 있음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당신은 당신이 두 손을 지닌 이유를 알게 되리라
하나는 당신 자신을 위해,
다른 하나는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해서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