泣斬馬謖(읍참마속)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

by 신동욱

泣斬馬謖(읍참마속)

- 눈물 흘리며 마속의 목을 베다.


촉나라 제갈량이 1차 북벌을 단행했을 때, 마속을 최고 요충지인 가정의 지휘관으로 임명하여 방어케 했다. 마속은 제갈량의 조언을 무시하고 자기 생각대로 작전을 펼치다 위나라에 대패하고 가정을 빼앗기는데, 1차 북벌의 결정적인 실패 요인이었다. 그의 재주가 아깝다는 주위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갈량은 군법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눈물 흘리며 마속의 목을 벤다. 그가 과대평가된 인물이니 중용해서는 안된다 일렀던 유비의 말이 생각난 제갈량은 자신의 부족한 안목을 한탄하며 통곡한다.


만약 제갈량이 북벌에 성공했다면 삼국지 이야기뿐만 아니라 중국의 역사도 크게 달라졌을지 모를 일이다. 그 역사의 중심에 가정 전투가 있었는데, 이때 제갈량이 지휘관으로 임명한 사람이 마속이었다. 제갈량은 주요 길목에 진을 치고 방어하라는 구체적인 지시까지 내렸지만, 자기과신이 지나쳤던 마속은 그 지시를 무시하고 산 위에 진을 쳤다가 대패한다. 요충지 가정을 빼앗긴 촉나라는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마속을 무척 아꼈던 제갈량이었지만 군법에 따라 참수를 명하는데 이때 제갈량이 눈물을 흘렸다는데서 泣斬馬謖(읍참마속)이란 고사성어가 유래했다. 그런데 이 고사성어의 유래를 좀 더 살펴보면 제갈량이 눈물을 보인 이유가 단지 마속을 베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마속을 참수시킨 후에도 제갈량이 울음을 그치지 않자, 그 이유를 묻는 사람에게 이렇게 답한다.


"선제(유비)께서 일찍이 내게 부탁하시며 하신 말씀이 생각났소. 마속은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니 중용해서는 안된다고 하셨소. 그 말이 지금 현실대로 되었으니 나의 현명하지 못함이 한탄스럽고, 선제의 현명하심을 추억하게 되니 이로 인해 통곡하는 것이오."


제갈량이 눈물을 멈추지 못했던 이유는, 사람을 보는 자신의 안목이 부족했음에 대한 한탄 때문이었던 것이다. 완전무결한 천재로 보이던 제갈량에게도 완벽하지 못한 모습은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참모로서, 실무자로서 제갈량이 보여준 능력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가 최고책임자로서 지휘했던 북벌 프로젝트의 중단은, 그가 리더로서 행사한 인사권의 실패에서 비롯되었다. 사실 이런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실무자일 때 최고의 실력을 보이던 팀원이, 정작 팀장이 되었을 때 실패하는 사례를 종종 본다. 반대로 실무 능력은 뛰어나지 않았지만, 팀장이 되어 훌륭한 성과를 내는 경우도 흔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실무자에게 요구되는 능력과 리더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실무자에게는 딱히 요구되지 않지만 리더에게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은 바로 인사(人事)다. 작게는 업무분장을 하는 것부터 주요 보직에 임명하거나 면직하는 것까지 모두 인사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더 많은 인사권이 부여된다. 특히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 회사에서는 대표이사가 직접 거의 모든 인사권을 행사한다. 결국 회사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다.


인사를 딱 두 단계 프로세스로 단순화시켜보면, 어떤 일의 적임자를 찾는 것이 1단계, 그 적임자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2단계다.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만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일단 그런 사람을 찾았으면 그에게 전폭적으로 일을 맡기고 신임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1단계부터 그것이 실패한다면 2단계도 자연스럽게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제갈량의 사례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리더에게 사람을 보는 안목은 정말 중요한 능력이고, 특히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은 스타트업에서는 좋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정말 어렵고 쉽지 않다. 자칫 사람을 잘못 뽑아서 중요한 자리에 앉히면 회사 전체가 휘청거릴 수도 있다. 리더, 특히 대표 자리가 매우 어려운 이유는 그 힘든 일을 해내야 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오롯이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리더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겪어보고 때로는 관계의 실패도 경험해보면서 사람 보는 안목을 꾸준히 기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천하의 제갈량도 완벽하지 못했던 것이 바로 이 '사람을 쓰는 것'이었는데, 자신이 제갈량보다 뛰어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면 더 주의하고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문제가 터지고 난 뒤 '읍참마속'하며 마속 한 사람을 죽인 것으로 모든 문제가 수습된 것은 아니었다. 결국 그 평생의 염원이었던 북벌 자체가 실패로 돌아가는데 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만큼 인사는 중요하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나도 사람 보는 안목이 그다지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회생활을 해보니 어렴풋이 깨닫게 된 지점은 있다. 이것도 할 줄 알고, 저것도 할 줄 안다고 큰소리치는 사람 치고 그 일을 제대로 해내는 사람은 본 일이 없다. 스스로 자신이 잘하는 것과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 오히려 그 일을 더 잘 해낼 가능성이 높다. 마속이 크게 실패한 이유도 결국 자기 능력을 지나치게 과신하고 실제보다 말이 더 앞섰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그런 사람만 잘 걸러내도 인사의 기본은 어느 정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읍참마속 이야기에서 배울 수 있는 또 하나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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