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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유진 Dec 03. 2019

임파부종(1): 림프관이란 무엇인가?

우리 몸에서 생각보다 여러 가지 역할을 맡고 있는 고마운 하수도 시스템

    어떤 곳이든지 인간이 사는 곳은 길이 있고, 길의 종류인 도로, 철로, 해로, 또한 비행기들이 다니는 항로 등을 통해서 모든 곳이 운송되고, 이동한다. 길이 없는 세상은 도저히 상상할 수 조차 없다. 길이 없다면 아무 것도 움직일 수 없고, 이루어 질 수도 없으며, 이 세상이 돌아갈 수도 없을 것이다. 

도로 - 문명하심의 시작! 


    우리 몸 또한 크게 세 가지의 도로 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혈관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어서, 심장 이라는 강력한 펌프에서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분출되는 혈액 (동맥혈) 이 우리 몸 곳곳으로 이동하는 동맥 (상수도), 그리고 동맥혈이 몸의 말단으로 가면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난 뒤 산소가 부족해지고 노폐물이 쌓인 혈액 (정맥혈)을 다시 심장으로 가져오는 정맥 (하수도) 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림프계통 이라는, 오로지 하수도의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도로 시스템이 있다. 


정맥 -> 심장 -> 동맥 -> 정맥 -> 심장 -> 동맥의 무한반복 (출처 : Britannica)


    우리 몸은 70% 가까이가 물로 되어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물론 이는 모든 사람에서 그렇지는 않고, 성별과 연령대에 따라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하지만 우리 몸의 총 혈액량은 대개 4~6 리터 밖에 되지 않으므로, 70 kg 인 사람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무게로는 10% 가 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이외의 나머지 수분은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 몸의 수분량은 나이가 들수록 적어진다. 물을 많이 마시자!


    우리 몸의 순환계통은 대략 20 리터 가량의 혈액을 모세혈관 계통을 통해서 처리하는데, 이러한 ‘처리’ 라고 함은 곧 동맥혈과 정맥혈의 전환과 필터링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 대략 17리터 가량의 혈장액, 즉 혈액의 물 성분이 혈관 밖의 세포층에서 필터링되고 걸러지며 혈액과 세포 사이를 오고가게 되는데, 림프관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이렇게 혈관으로 바로 진입하지 못한 나머지 3리터의 세포액 성분을 혈관으로 다시 넣어주는 통로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림프관의 세포벽은 모세혈관에 비해서 더 성글고 투과성이 좋기 때문에, 혈액으로 바로 들어가지 못한 큰 사이즈의 노폐물들을 상대적으로 더 잘 처리하고 운반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림프관은 동맥과 정맥 사이의 교통을 도와주고 노폐물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림프계통은 단순히 노폐물을 운반하는 통로의 기능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림프구 (lymphocyte) 라는 세포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우리 몸의 면역 기능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세포들이며, 림프계통에 속해 있는 기관들인 흉선 (thymus), 골수 (bone marrow), 임파선 (lymph nodes), 비장 (spleen) 등등은 모두 우리 몸을 외부의 감염원으로부터 방어하고 내부의 종양세포를 파괴하는 등의 심각하게 중요한 역할들을 맡고 있다. 


병균과 종양세포에게 림프기관은 그야말로 경찰서!! (출처 : Leif Saul)


    이렇듯 림프관은 우리 몸에서 노폐물을 청소하고 중앙 처리장으로 보내는 하수도의 역할과 함께, 면역기능을 통하여 외부로부터 우리의 몸을 방어하는 역할 등을 맡고 있는 매우 중요한 시스템이다. 이러한 순환은 심장이라는 펌프에서 배출되어 동맥으로 갔다가 정맥으로 되돌아오는 양방향 시스템이 아닌, 말초에서부터 중심으로 항상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순환하며, 순환 자체가 신체의 외부로부터의 방어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심장의 펌핑에 의해 동맥 - 모세혈관 - 정맥의 방향으로 순환하는 혈액과 달리, 림프계통은 언제나 말초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출처 : Science ABC)



    이 때, 무색 투명한 림프액이 림프관을 따라 목 밑의 임파선에서 모여 심장으로 들어가는 수없이 많은 림프관의 연결성이 어디에선가 막히게 되어 제대로 순환하지 않게 되는 상태가 되면, 막힌 하수도로 인해 물이 흘러 넘치듯 우리 몸의 팔이나 다리도 순환되지 않는 림프액으로 인해 붓고, 통증이 생기고, 심하면 감염과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우리는 ‘임파부종’, 즉 ‘림프계통으로 인한 부종 (붓기)’ 라고 진단하게 된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임파부종의 원인과, 진단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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