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맞는 12번째 겨울
11번의 겨울이 가고 또다시 겨울이다.
아들이 태어난 해는 백 호랑이라고 했는데 올해는 검은 호랑이라고 한다.
동장군이 기승인 오늘은 21년의 끝자락..
아내와 함께한지도 12년
처음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아내와의 관계 개선이었다.
가족을 위해서 야근에 철야에 주말 출근도 마다하지 않았고
저녁엔 직장 회식자리도 업무의 연장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마셨다.
그렇게 살다 보니 어느새 아이들은 커버렸고
아내와의 거리는 너무 멀어져 있었다.
결혼하고 아내가 내게 해 준 얘기들을
너무 흘려듣고 살아가다 보니
어느 순간 잔소리도 사라지고
웃고 떠드는 아이들의 얼굴도 가물해졌다.
위기감이 들었고
타계책으로 아내들의 얘기를 곱씹어 가며 글을 쓰기로 했다.
글을 쓰면서 나도 돌아보고 가족을 향한 내 태도를 돌아봤다.
돌아보니 아쉬움이 들었고
현명한 아내의 마음이 느껴져서 고마웠다.
그래도 끈을 놓지 않던 아내 덕분에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에 생긴 골은 생각보다 깊어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멀어졌던 시간만큼 다가가는 시간도 걸리겠지
한 글자, 한 글자 사랑과 존경을 심으면
언젠간 꽃을 피고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을 날이 올 거라 믿고
오늘도 글을 써내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