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셋째 맞이하는 날
몇 달간 끈질긴 딸아이의 성화에 못 이겨
집 근처 강아지 분양 가게에 들렀다.
세 번째로 찾아간 가게에는 복슬복슬하고 귀여운 아기 강아지들이 나를 데려가라는 듯 앙앙 대며 쇼 케이스 안에 있었다.
다 이쁘지만 복슬거리는 갈색 털이 유난히 예쁜 강아지가 딸아이와 애 엄마 눈에 들어왔나 보다.
"강아지 종이 뭐예요?"
"말티푸라고 믹스견이에요. 요새는 하이브리드가 인기가 많아요"
강아지에 대해서 문외한이라 들어도 잘 몰랐지만,
딸아이 귀에는 머릿속에 각인되었나 보다.
몇 달 전부터 강아지 이름 후보는 있었던 터..
집에는 이름을 대신한 강아지 인형들이 늘어나고 있던 상황에서
진짜 그 이름을 불러줄 가족이 생기려나 보다.
다음날 회사에 출근하고 일하던 중 아내에게 메시지가 온다.
'계약금 입금'
아~
나는 아직 새 가족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지 못한데
일주일이 지나고 강아지를 데리러 가는 날
아무 생각 없던 나에게도 약간의 두근거림이 생긴다.
저마다 쌔근 잠들어 있는 중에 가장 활발하게 우리를 반긴다.
가족이 되는 걸 아는 마냥 빨리 데려가 달라고 하는 것 같다.
사장님과 주의사항에 대해 전달받고 품에 안는데 한 줌이다.
힘주어 안으면 부서질 것 같이 연약하고 따뜻한 아이를 조심스럽게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태어나서 처음 접한 낯선 환경이 무서운지 연신 몸을 떨어 안쓰럽기만 했다.
새 식구를 맞이하니 살림살이도 덩달아 필요한 걸 알았다.
배변 교육을 위한 배변 시트도 사고 강아지가 먹는 사료도 구입했다.
집 안에서 키워 어디까지 활동 영역으로 할지 몰라 푹신한 시트를 집으로 사 왔더니
안에서는 자지 않고 연신 안고 놀아달라고 칭얼댄다.
아이를 키우는 것 같다.
연신 사랑만 주고 싶은 바라기를 맞이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