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과 변호사를 선택하는 기준
암호화폐도 변호사도 이름보다 내실
3년 전쯤 사건이 기분 좋게 종결되자 의뢰인이셨던 어느 대표님이 골프 초대를 해서 파주에서 라운딩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동반자분들은 M&A와 가상화폐 분야에 종사하셨는데, 그늘집에서 맥주 한잔을 마시면서 진지한 목소리로 저에게 가상화폐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조언해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정보를 뭔가 분리해서 보관한다는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의 정보 저장 기술 정도로 이해를 했고, 잠시나마 가상화폐에 관한 기사를 검색해 보기도 했지만 현실 생활에 바빠 금세 잊어버린 채 수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다 요즘은 만나는 사람마다 가는 모임마다 가상화폐의 대표주자 격인 비트코인 얘기고, 포털 첫 화면에 나오는 기사에도 반드시 한 꼭지가 포함되어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예전 생각도 나고, 영끌까지 한다는데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와이프 허락을 얻어 한 달 전쯤 저도 코린이가 되었습니다. 다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100만 원을 투자했는데, 하루 사이에 수익률이 50%에서 -20%까지 떨어지는 롤러코스터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암호화폐가 뭔지도 비트코인이 어떤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도 모르는 제가 어떤 기준으로 종목을 선택했을까요? 바로 명칭이었습니다. 폼나는 이름이나 신문에 많이 나왔던 익숙한 이름의 가상화폐를 아무런 정보나 검색도 없이 여러 개를 덜컥 사버렸습니다.
그러면서 의뢰인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때도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변호사협회와 변호사를 소개하는 플랫폼 간에 분쟁이 있습니다. 의뢰인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거금을 들여 변호사를 선임하게 되는데, 솔직히 어떤 변호사가 제대로 싸울 준비가 되어 있거나 능력이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상화폐를 선택했던 동일한 방식으로 포털사이트에 키워드 검색을 하거나 플랫폼 광고에 의존하고, 좀 더 적극적인 사람은 블로그 검색이나 직접 전화를 할 겁니다. 그런데 단순히 광고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전관을 강조하거나 화려하게 작성된 블로그가 변호사의 실력은 아닙니다.
저도 포털사이트에 매달 광고비를 내고는 있지만 코린이가 하는 실수처럼 겉모습이나 이름, 명성으로만 변호사를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일단 대다수의 변호사가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블로그를 방문해 보시고, 업체에 의뢰해서 공장식으로 찍어 만든 내용인지 투박하고 글씨체도 조잡하지만 게시글의 숫자나 전문성을 확인할만한 내용들이 많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특히 전관 변호사의 경우에도 본인이 어떤 사건들을 주로 담당했었는지 대법원 판결 검색 사이트 등을 조회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광고가 넘치는 세상에 코린이처럼 눈감고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는 방식으로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건을 맡길 수는 없는 것입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편하고 쉽게 얻은 것은 잘못되거나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시간이 걸리거나 다소 귀찮더라도 열심히 알아보면 분명히 느낌이 올 겁니다. 손해는 안 보기를 기대하지만 가상화폐 이름만 보고 사는 코린이는 사실 실패해도 모두 내 책임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저 말도 안 되는 대박의 꿈만 꾸는 것으로도 행복해하면서 어서 빨리 플러스가 되어 가상화폐를 정리하고 싶습니다.